‘채팅남’ 뒤통수치는 ‘신종 삐끼집’
‘채팅남’ 뒤통수치는 ‘신종 삐끼집’
  •  기자
  • 입력 2011-05-17 09:32
  • 승인 2011.05.17 09:32
  • 호수 889
  • 4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팅을 통해 하룻밤을 같이 보낼 여성을 만나는 남성들에게 ‘비상경보’가 켜졌다. 채팅 중독 남성들의 뒤통수를 치는 ‘신종 삐끼집’이 등장했기 때문. 마치 ‘인과응보’의 진리를 가르쳐주려는 ‘신종 삐끼집’의 신종 범죄에 요즘, 채팅 중독 남성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기자의 메일로 신종 삐끼집에 관한 제보를 한 최모(30)씨. 채팅에서 만난 여자와 즐거운(?) 밤을 보내려 했다가 눈물을 삼켜야 했다는 최씨. 그가 써 보낸 메일엔 신종 삐끼집의 기막힌 전략과 사기 행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최씨는 지난 8일 밤 인터넷 채팅서비스로 유명한 A사이트를 둘러보며 이른바 ‘원나잇 스탠드’ 할 여성을 찾고 있었다. 접속한 지 10분쯤 흘렀을까. 최씨가 만들어 놓은 ‘술 한 잔 하실 여성분 제가 쏠게요’라는 방으로 한 여성이 입장했다.

최씨의 안테나에 포착된 여성은 ‘술 한 잔 사줘요’라며 최씨가 쳐놓은 그물에 걸린 듯 했다. 이것을 놓칠 리 없는 최씨. 그날 밤 두 사람은 야심한 시각 서울의 강남구청 부근으로 약속을 잡았다. 물론 채팅녀가 강남구청 부근에서 만나기를 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밤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김칫국부터 마신 최씨. 곧바로 그녀가 이끄는 술집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도 보지 않고 맥주와 양주를 시켰다. 최씨는 속으로 ‘양주, 이를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늘씬한 미녀와 함께 밤을 보낼 생각에 최씨는 내내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술은 술술 잘 넘어가고 알코올과 여성의 향수에 기분은 점점 좋아졌다.

이윽고 그녀와 짜릿한 2차를 염두에 두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서를 확인한 최 씨는 황당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계산서에 찍힌 술값은 무려 186만 원. 주인과 술값으로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채팅녀는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 그 후 건장한 체격의 남자 둘이 ‘무전취식’을 이유로 최씨를 협박했다. 결국 최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고스란히 186만 원을 카드로 계산하고 새벽녘에 집에 들어와 눈물로 베개를 적시며 잠들어야만 했다.

이처럼 삐끼집은 보통 100만∼200만 원대의 높은 주대가 나오고, 양주 한 병을 시키면 30분도 채 되지 않아 술이 빈다고 한다. 또한 아쉬운 마음에 한 병 더 시킨 양주, 계산할 땐 서너 병으로 둔갑해 있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삐끼집을 경험한 이들의 공통적인 답변이다. 원조 삐끼집의 경우 강남역 일대를 필두로 서울 근교, 현재는 광역시에 위치한 지방 소도시까지 그 여파가 뻗어 나가는 상황이다. 특히, 택시운전기사와 조를 짜 움직이는 삐끼도 판을 치고 있다. 이 경우 차를 타고 가면 2∼3분 안에 도착한다는 말로 근처임을 강조하는데, 5분 이상 원거리를 간다면 삐끼집이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말이다. [마이너뉴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