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보도 검찰 “김태촌·조양은 이번에 걸리면 평생 가둔다”
심층보도 검찰 “김태촌·조양은 이번에 걸리면 평생 가둔다”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1-05-09 15:31
  • 승인 2011.05.09 15:31
  • 호수 888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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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폭과의 전쟁 본격개시 임박”

[윤지환 기자]= 조폭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폭력조직들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바다이야기 등으로 막대한 조직운영자금을 축적했다. 하지만 황금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현 정부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성인 오락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한편 폭력조직의 주요 인물, 즉 자금책들을 잡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려하게 부활하는 듯 했던 조직들은 다시 급락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조폭은 다시 봉인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최근 조폭의 봉인이 다시 풀리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조폭들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하며 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들이 마늘밭에 백억 원대 돈다발을 묻어놓은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이슈가 됐다. 여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도박 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천문학적이다. 조폭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또 한 번 날개를 펴고 있다.

얼마 전 조폭들이 병원 불법인수·기업경매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조직은 국내최대 조폭 ‘범서방파’다. 경찰은 불법적인 경매에 범서방파 조직원이 개입된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서방파’의 조직원이 대형병원을 강탈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지난 3일 “조직폭력배가 장애인단체를 내세워 강원도 횡성의 한 병원을 강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병원장이 장애인단체에 병원을 기부하자 조직폭력배가 병원 명의를 자신으로 돌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병원에 입주한 업체들은 10억 원에 이르는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조폭에 사업장을 고스란히 빼앗겨야 했다. 이 때문에 장례식장 주인 오모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활 신호탄 곳곳서 포착

범서방파의 부활 여부에 대해 경찰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조직폭력배가 과거 서방파의 계보를 잇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서방파 조직이 재건됐는지 여부는 좀 더 파악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방파는 두목 김태촌씨가 2000년대 후반 구속되면서 조직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파는 과거 양은이파, OB파와 더불어 1970~1980년대에 전성기를 이뤘다. 김씨와 더불어 양은이파의 조양은씨가 투옥된 이후 경쟁관계였던 서방파와 양은이파는 사실상 와해됐다.

그러나 최근 [일요서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서방파와 양은이파의 재건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에는 90억 원을 가로챈 서방파 간부가 기소돼 주목을 끌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희준 부장검사)는 호텔을 건설하면서 투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폭력조직 범서방파 간부 이모씨를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지난 2008년 강남에 150여개 객실 규모의 호텔을 건설하면서 자금이 부족하자 호텔 지분과 주차장 운영권 등을 주겠다고 속여 3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90억여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또 호텔이 완공된 뒤 건물 지하에 유흥업소를 차려놓고 성매매 영업을 해 9억5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범서방파의 두목인 김씨에 이어 2인자로 알려졌다.


결혼식 회갑 등 빙자해 모임

또 지난해 10월 말경에는 강남 모 호텔에서 김씨의 최측근이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자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조폭들로 가득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은 결혼식을 빙자한 사실상 단합대회 성격이 강하다. 이 결혼식을 전후해 김씨 주변에서는 김씨가 조직을 재건하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바로 선후배의 결혼식 등 여러 행사를 통해서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폭들은 최근 고급호텔에서 보란 듯이 모임을 가진다"며 ”김씨의 측근 인사가 강남 모 호텔에서 결혼을 했다. 이 행사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공교롭게도 또 다른 초대장이 조폭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그 초대장은 과거 조폭계에서 유명세를 떨치던 김모씨의 결혼 청첩장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김태촌 오른팔의 결혼식에는 수많은 조폭들이 몰려든 반면 조씨 측근 김씨의 결혼은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다. 이유는 경찰이 김씨 결혼식에 무서운(?)하객들이 몰려들지 못하도록 사전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태촌 측근의 결혼식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 측근이 결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객들을 통제했다”며 “두 조직은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혹시 식장에서 시비가 붙을 수 있어 두 결혼식 모두 사복형사들을 현장에 배치했었다”고 말했다.

이 두 결혼식이 있기 직전 조폭들 사이에선 “김태촌과 조양은이 조직을 다시 재건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경쟁적으로 인재들을 모으고 있으며 자금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는 정황도 나왔다.

검찰은 두 인물의 조직 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매우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금 김태촌과 조양은의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조직 재건 움직임이 있다는 첩보가 적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 곧바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조만간 조폭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불법 도박 사이트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조폭들뿐 아니라 불법 부동산 땡처리 등을 통해 돈을 챙긴 조폭들을 일제히 조사할 방침이다. 우선 검찰은 조폭의 자금줄을 완전히 차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jjh@dailypot.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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