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국민이 알아야 할 추석 후 한국경제
[추석특집] 국민이 알아야 할 추석 후 한국경제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9-25 10:21
  • 승인 2015.09.25 10:21
  • 호수 1117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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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리·물가 등 세가지 포인트 주목해야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추석을 기점으로 대목 분위기가 조성됐고 내수시장과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다소 덜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추석 이후 한국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일요서울]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부동산·금리기조·물가 등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하반기 분양 대전 시작, 저금리 기조 영향 커
소비 시장 다소 침체 예상…내수 회복은 언제?

우선 명절 이후 부동산 시장은 분양 시장의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수요 증가와 저금리에 따른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러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분양시장 관계자는 “전·월세난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터라, 내 집 마련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이사철이 다가온 것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것이라고 예상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재 저금리 여파로 인해 전세 가격은 집값의 70~80%를 웃돌고 있다. 결국 이사철을 맞이했지만, 전·월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에서 대규모 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이후 두 달만 따져봐도 12만 가구의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58곳에서 11만9450가구(임대, 오피스텔 제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시작된 리얼투데이 조사 이래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24곳 7798가구가 분양된다.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반포래미안아이파크 등 대부분이 재건축 물량이다. 경기에서는 65곳 5만7345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61곳 5만47가구가 공급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매년 추석 이후에는 분양이 많이 몰린다”며 “겨울로 접어들기 전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와 남은 물량을 공급하고 다음해 분양을 준비하려는 건설사의 움직임이 맞물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인 금리는, 여전히 인하될 가능성이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발언해 더욱 증폭된 바 있다.

다만 우려가 커지자 이주열 총재는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통화정책 방향성을 두고 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을 내놓은 상태다.

당시 국감 발언을 시장에서는 이주열 총재가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 채권시장의 장기물 금리가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런 해석을 부정한 것이다.

그는 “명목금리 하한은 이론적으로 0%이겠지만 우리는 국제통화국이 아니므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그보다는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며 “그 추정 방법이나 모형에 따라 수치가 달라져 명목금리 하한을 특정 수치로 얘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발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은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한다는 기존 스탠스를 그대로 갖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최근 대외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주열 총재는 이달 초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선언문을 언급하며 “참가국들이 지금은 비효율을 제거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서민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이후 네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소득 정체 시 가계와 지역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자칫 연쇄부도 사태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추석 이후에도 금리 변화가 서민들의 가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척도가 될 것이라는 근거다.

생활 물가 시장의 전망 역시 좋지는 않다. 올 추석 대목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시세를 보이며 조용히 마무리됐다. 늘어난 물량, 계속된 소비침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품목은 지난 5년간 가장 낮은 시세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사과와 포도, 배추와 무 등 많은 농산물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1일 가락시장에서의 농산물 표준지수는 75.64P였다.

결국 추석 이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는 추석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국물가협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추석 때 소비가 늘어나고 추석이 지나면 추석 전보다 침체되는 경향이 있다. 가을이 지나면 일상의 물가를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추석이 끝나더라도 노동개혁, 대기업 채용 등과 관련된 사안에 모든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추석 이후에도 노동개혁 반대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어서 노정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올해 투자 및 고용을 지난해보다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고용사정이 호전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내수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자영업의 몰락, 중국발 리스크 및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폭으로 인한 금융업 불황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여러 모로 서민 경제 안정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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