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지/금] 재계 총수 추석나기 풍경
[재/계/는/지/금] 재계 총수 추석나기 풍경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9-25 10:18
  • 승인 2015.09.25 10:18
  • 호수 1117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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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LG·롯데 외부일정 없어…SK·아모레퍼시픽 경영일정 박차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이번 추석 재계는 조용한 한가위를 보낼 전망이다. 재계 총수 대다수는 추석 연휴 동안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문다. 이들은 재충전과 함께 경영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반면 동분서주한 경영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이도 있다. 또 병실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거나 감형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다. [일요서울]은 갖가지 모습을 보이는 재계 총수들의 추석나기를 조망해봤다.

▲ (왼쪽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대다수 조용한 한가위…하반기 사업 구상도
가족과 지내는 총수 늘어…병상에 있는 총수도

재계 총수들의 추석 연휴 활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뭔가 특별하고 다를 것 같은 호기심이다. 미국 금리정책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착륙 우려 등 국제 경기가 뒤숭숭한 시기란 점도 재계 총수들의 연휴 활용법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 대다수는 이번 추석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과 서울 한남동 자택을 오가며 시간을 보낸다. 특히 합병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그룹 운영 등 새로운 경영전략의 틀을 구상할 예정이다.

또 삼성그룹의 주요 현안인 삼성전자의 수익성 유지, 확대와 금융 부문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고민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언급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재추진을 비롯해 계열사 합병 계획과 사업 내용 맞교환 등도 관심거리로 떠올라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서울병원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병상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했다. 이 회장 간호는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맡고 있다.

서울삼성병원은 “이 회장의 심장과 폐 기능이 안정적이다”며 “매일 1~2시간씩 휠체어에 앉아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사람을 알아보는 인지 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자택에 머물면서 하반기 경영 방향을 구상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주로 외국 현장을 찾아 주재원들을 격려해왔다. 하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 수요 감소로 올해 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 판매대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노동조합과의 교섭도 장기화 국면을 맞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성북동 자택에서 연휴를 보내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진행 등 대북사업 전략을 다듬는다는 계획이다.

CJ그룹, 비상체제 끝날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조용한 추석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불투명한 경영체계, 정체성 논란, 국정감사 참석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낸 만큼 과제 해결을 위한 경영 구상에 몰두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은 외부일정은 없이 가족들과 명정을 보낼 예정이다”며 “신격호 총괄회장도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며 국내에 머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가족들과 차례를 지낸 뒤 그룹 산하 곤지암 리조트에서 휴식을 겸한 하반기 경영 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전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도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남은 하반기와 내년도 경영구상에 착수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경우 교외형 복합 쇼핑몰 점검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쇼핑과 여가, 외식, 문화생활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추대형화, 복합화를 핵심으로 삼고, 교외형 복합쇼핑몰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은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16년 4월에는 인천 송도에 프리미엄아웃렛 2호점과 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2개 층 증측공사에 돌입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속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다만, 파기환송심에서 이재현 회장의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연간 투자·고용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기존 투자계획의 집행율이 떨어지면서 총수 부재 상황이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바쁜 추석을 보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SK회장은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년 7개월 만에 그룹 경영에 복귀한 상태라는 점이 이유로 지목된다. 그동안 멈춰있던 그룹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부진했던 사업들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당초 추석 전 돌아오는 출장 일정을 변경하고,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업체와 스위스 제네바의 글로벌 석유 트레이딩 회사를 방문한다. 유럽 굴지의 회사들과 에너지·반도체 사업의 글로벌 경영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역시 추석 연휴에도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서 회장은 최근 중동, 중남미 지역 진출을 밝히며 세계적인 뷰티 기업 도약을 선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연휴에도 휴식보다는 진출 사업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각 기업 총수들은 각종 업무와 대외 행사 등으로 워낙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서 추석 연휴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는 모습 등은 보기 어렵다”며 “대부분 하반기 경영 구상을 위해 머리를 식히는 정도의 휴식을 갖거나 경영 활동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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