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대주주 배불리기 의혹
공영홈쇼핑, 대주주 배불리기 의혹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9-21 13:07
  • 승인 2015.09.21 13:07
  • 호수 1116
  • 3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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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판매 편중…100억 원 자본잠식 우려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공영홈쇼핑이 설립취지에 어긋난 행보로 질책을 받고 있다. 영세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관련 상품을 편중해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주주인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중앙회가 유통하는 제품들은 매출액이 높아 영세중소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또 기존 홈쇼핑 판매제품을 재탕해서 방송해 공영홈쇼핑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다. 뿐만 아니라 연평균 100억 원가량의 자본잠식도 우려되고 있어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설립취지 어긋난 행보…질책 쏟아져
“비중 계속 낮추며 노력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IM Shopping)은 지난 7월 14일 국내에서 일곱 번째 홈쇼핑의 개국을 알렸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 수협이 자본금 800억 원을 출자해 각각 50%, 45%, 5%의 비율로 법인을 설립했다. 중소기업과 농가 판로 확대 기여가 설립취지인 만큼 공영홈쇼핑은 대기업 상품을 배제하고, 국내 중소기업제품 50%, 농축수산물 상품 50%를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수수료도 기존 업계 평균인 34%보다 낮은 23%로 책정했다. 오는 2018년에는 20%까지 끌어내림과 동시에 2017년 매출 7000억 원 달성, 2019년에는 1조 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개국 두 달여 만에 공영홈쇼핑은 개국 취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주주 관련 상품에 편중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대주주 관련 방송 상품에 방송이 편중돼있다. 방송의 87%가 대주주인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농협중앙회가 유통한 제품이며 한삼인, 목우촌 등 주주사의 상품들을 끼워 팔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시간도 문제다. 농협홍삼의 제품 방송은 횟수로 23번, 시간상으로는 1220분에 달한다. 전체 농수산식품 방송 중 최장시간 방송이다.

이와 관련해 송호창 의원은 “공영홈쇼핑 행보는 대주주 상품 밀어주기”라면서 “판매 경로의 부익부빈익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공영홈쇼핑이 유지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 “공영홈쇼핑이 주주 밀어주기나 낙하산 자리만들기로 악용되지 않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실성 없는 목표?

뿐만 아니라 공영홈쇼핑은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받고 있다. 수수료가 영업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연평균 100억 원 가량의 자본잠식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공영홈쇼핑의 현재 수수료율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영업매출이 늘수록 자본잠식을 앞당기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당초 계획대로 2018년 수수료를 20%대로 낮추게 되면 자본잠식 가속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2017년에 맞추겠다는 계획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홈쇼핑업계 1위인 CJ오쇼핑 연매출이 2조6000억 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공영홈쇼핑이 제시한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앞서 농산물을 위해 설립된 NS홈쇼핑과 CJ오쇼핑이 정부가 주주로 참여했다 실패한 바 있고, 중기전용 홈앤쇼핑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영홈쇼핑 측은 “상품 발굴에 소홀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개국 초기라는 상황과 현재에는 지적받은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공영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개국 초반에 물량 확보가 많이 안 됐고, 업체 모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지주사 쪽에 의존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대주주 관련 상품을 몰아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개국한 지 70여일 쯤 된 상황이다. 아직 초반 단계인데다가 농협이나 농협자회사가 벤더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다”며 “현재는 87%의 비율을 60%대까지 낮췄고, 10월에는 50%로 내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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