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느냐 빼앗느냐…면세점 2라운드
지키느냐 빼앗느냐…면세점 2라운드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9-21 10:00
  • 승인 2015.09.21 10:00
  • 호수 1116
  • 3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百·두산·SK네트윅스 등 ‘중복지원 가능’…최후 승자는?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전쟁의 두 번째 서막이 올랐다. 올해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중 롯데면세점의 서울 소공동 본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권이 만료된다. 이 세 곳의 사업자 선정을 놓고 유통업계 면세점 2차 대전이 발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자 선정에는 신세계·현대百·두산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전하고, 중복지원이 가능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진출 타진 두산…입성 가능 여부 주목
유통업계 경쟁사들은 ‘정중동’ 전략 유지 中

관세청은 오는 25일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동 본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권 입찰 접수를 마감한다. 예전에는 10년마다 면세점 특허권이 자동 갱신됐지만, 관세법이 변경되면서 기존 운영 업체들도 5년마다 신규 업체와 입찰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동 본점은 오는 12월 22일, 월드타워점은 12월 31일,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은 11월 16일 특허가 각각 만료된다.
따라서 올해 말 특허가 끝나는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티켓 3장을 놓고 이를 탐내는 그룹들과 기존 운영업체 간 밥그릇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쟁에서는 신규 사업자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기세로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향후 만료일은 제각각이지만 특허 신청 접수와 선정은 동시에 진행된다. 관세청은 이달 25일까지 접수를 마친 뒤 실사와 경쟁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오는 10월 30일 특허선정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롯데면세점이 두 곳인 만큼 롯데를 향한 관심이 가장 높다. 그런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세간의 평가가 엉망인 롯데가 두 개 특허를 모두 보전하는 것은 힘들지 않겠냐는 분석이 많다.

면세점이 특허를 요하는 일종의 특혜사업인데다 롯데가 독과점적 지위에 있는 것도 롯데로서는 불안 요소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8조3077억 원)의 47.5%인 3조9494억 원의 매출을 가져갔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롯데그룹(호텔롯데·롯데DF글로벌 합산)의 서울시내 면세점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틈을 타 특허권을 노리는 그룹들의 도전도 만만치가 않다. 신규진출을 타진하는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면세점 특허 신청에 가장 선두에 있는 것은 박용만 회장이 이끌고 있는 두산그룹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7일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이하 동대문 관광특구 협의회)와 ‘동대문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다양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쇼핑 명소인 동대문을 입지로 내세우고 있고, 두산주류BG, 두산의류BG 등 유통사업에 대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흔들리는 롯데를 상대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현재 두산은 동대문 쇼핑의 상징과도 같은 두산타워에 면세점 매장을 꾸밀 계획이다.

관건은 사업지

두산을 차치하고서라도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지난 7월 신규특허 입찰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기업들은 재도전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다각도로 면세점 사업을 검토, 진출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앞서 신규 면세점 사업권 전쟁 때 충무로 본점 본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냈지만 관세청 심사에서 HDC신라면세점(844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806점), 호텔롯데(790점)에 이어 775점으로 4위에 머물렀던 바 있다.

때문에 사업장 후보지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롯데가 운영하는 소공점과 신세계를 비교해 본점 본관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일부는 신세계가 강남점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

비슷한 상황인 현대백화점도 사업지 선정이 관건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도전했을 당시에도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 목동점, 동대문 케레스타 등을 면세점 매장 후보지로 놓고 고심한 바 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과 SK네트웍스는 롯데와 똑같이 기존 면세점을 수성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도 특이 사항이다. 이들 두 업체는 면세점 싸움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따라서 공격과 방어를 오갈 수 있다.

한편 이번 특허 입찰은 한 기업에서 중복으로 지원 가능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의 경우 한 기업이 3개 후보지를 정해 3개 특허 각각에 입찰할 수도 있고, 한 개 후보지로 3개 특허 모두에 도전할 수 있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