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집단 성매매 충격실태
기업형 집단 성매매 충격실태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1-04-12 14:33
  • 승인 2011.04.12 14:33
  • 호수 884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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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소녀 무더기 데려다 합숙… 횟수만 700여 차례
성매매가 이뤄졌던 오피스텔.

가출한 미성년자들을 오피스텔에 합숙시키며 인터넷 성매매홍보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알선한 기업형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모(25)씨 등 성매매알선 일당 9명은 지난해 인천과 경기 일산, 부산 등 각 지역에 오피스텔을 두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을 끌어 모았다. 가출로 인해 숙식과 재정적 수입이 없었던 가출 청소년들은 김씨 일당의 성매매 유혹에 손쉽게 넘어갔다. 김씨 일당이 가출 청소년들에게 알선시킨 성매매 건수는 10개월 동안 무려 700여 차례에 달했다. 인터넷과 트위터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김씨 일당의 파렴치한 행각을 파헤쳐봤다.

김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A(16)양 등 가출 청소년들 10여 명과 지속적으로 인터넷 채팅을 하며 친분을 쌓았다. 어느 정도 신뢰를 구축했다고 판단한 김씨 등은 가출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 이를 미끼삼아 가출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리고는 가출 청소년들을 인천과 경기 일산, 부산에 임대한 오피스텔에 데려가 “숙식 제공을 받으려면 성매매를 해야 한다”며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으니 한번 해 보지 않겠냐”고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당장 숙식을 해결할 장소도 없고 금전적으로 궁핍한 생활에 처해있었던 가출 청소년들은 김씨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들이 금전적으로 어려워 선택의 폭이 넓지 못한 상황을 김씨 일당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매매 홍보 카페 이용

김씨 등은 인터넷 애인대행사이트 및 인터넷 변태성매매홍보 사이트에 ‘찰리’ ‘부평오렌지’라는 성매매 홍보 카페를 개설해 성매수남들을 끌어 모았다. 이들 카페 메인페이지에는 ‘국내 최초 2:1 서비스’라는 문구와 함께 가격정보와 예약 시 주의사항까지 명시해 놓는 대범함을 보였다.

김씨 일당은 사장(총책)과 실장(중간알선책)의 직책을 두고 가출 청소년들을 합숙시키면서 무차별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들은 가출 청소년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카페에 게시해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비밀리에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인터넷 애인 대행 사이트에 가짜 ID를 만들어 ‘즉석 만남 가지자’는 내용의 쪽지를 보내 성매수남들과 접촉했다.

김씨 등은 인천에 오피스텔 3곳, 경기 일산과 부산에 오피스텔 1곳을 임대해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인천 오피스텔에서는 직접적인 성매매가 이루어졌고 그 외의 지역에서는 가출 청소년들을 약속장소에 보내 모텔 등지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성매수남에게 화대와 약속장소, 휴대전화번호 등을 알려주고 약속장소를 정했다. 가출 청소년들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전화통화를 통해 성매수남을 만나 인근 모텔로 자리를 옮긴 후 성매매를 했다.


2:1 성매매도 알선

김씨 일당이 알선시킨 성매매 건수는 지난해 4월 15일부터 지난 1월까지 10개월여 동안 무려 700여 차례 달했다. 또한 이들은 화대 명목으로 한 회당 10~15만원을 받아 총 1억1000만 원 상당을 챙겼다.

이들 일당은 성 매수남들을 상대로 2:1 성매매를 알선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2:1로 성매매가 이뤄질 경우 화대는 40~45만 원으로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초 화대를 받으면 가출청소년과 알선책이 5:5 또는 6:4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들은 모두 미성년자로 감금이나 감시가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며 “처음이 어렵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성매매를 반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출 후 밖을 전전해야했던 이들 가출 청소년들에게 성매매는 잠잘 곳도 생기고 돈도 벌 수 있어 ‘달콤한 유혹’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일당이 성매수남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용한 성매매알선 홍보 사이트는 회원 수가 무려 24만 명에 달했다. 이 사이트는 성매매알선 홍보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카페를 개설해 주는 등 홍보 창구로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서버가 일본에 있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해당 사이트를 차단해도 인터넷 주소를 변경하고 바뀐 주소는 트위터를 이용, 회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방법으로 회원을 관리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이들은 철두철미하게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왔으나 수입장부와 휴대폰 문자·통화 내역까지 압수되면서 고객 리스트까지 모두 들통 났다. 경찰 조사결과 성매수남들은 대부분 회사원으로 30~40대 남성들이었다.

한편 부산 기장경찰서는 지난 4일 가출 청소년 10여 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알선총책 김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알선책 3명과 성매매를 한 미성년자 3명, 성매수남 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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