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의무경찰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가 일어나기 몇 일전에도 한 기동단에서 의경에게 총구를 겨눴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5일 제5기동단 소대장 직을 맡은 A경위가 총기로 중대원인 B 의경에게 총구를 겨눈 사건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이 지난 22일 군사행동을 경고하며 대북방송 중단 시한으로 설정한 날이었다.
경찰은 남북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으로 경계태세를 발령했고 기동단은 총기를 점검 중이었다.
A경위는 이날 B 의경에게 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K2 소총을 들고 “똑바로 안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총구를 겨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동단 관계자는 “A경위가 총구를 들이댄 것은 맞지만 격발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B 의경은 격발이 이뤄졌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동단의 자체 조사에서 일부 의경은 “총기 점검을 하던 중 A 경위가 장난을 치며 닦고 있던 소총을 B 상경에게 겨눴고, 격발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또 “14일 함께 있었던 생활관 소대원 전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했지만 진술이 조금씩 달라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동단 측은 생활실 내부에 CCTV(폐쇄회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A경위를 소대장 업무에서 배제하고 재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 25일 은평구 구파발 은평경찰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C 경위가 휴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에서 실탄이 발사돼 D 상경이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어 숨졌다.
해당 사건이 있고 3일 뒤에 총구를 겨누는 사건이 또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총기 장난은 총기 안전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 경찰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안전교육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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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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