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하는 음란폰팅업체…넘쳐나는 ‘060’의 물결
난립하는 음란폰팅업체…넘쳐나는 ‘060’의 물결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09-16 10:37
  • 승인 2015.09.1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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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고 유혹해 통화료 꿀꺽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얼마 전 060 음란폰팅 업자들이 대거 검거돼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들이 060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은 100억여 원, 피해 남성들만 해도 전국적으로 100만 명에 달했다. 또한 최근에는 '060 부가서비스' 결제정보로 음란 스팸문자를 보내 폰팅 영업을 한 업자들이 적발돼 파문을 일으켰다.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060 음란폰팅은 온갖 교묘한 수법으로 뭇 남성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  

 
휴대폰 부가서비스를 결제한 고객정보를 빼내 대량 스팸문자를 발송한 음란폰팅업자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음란폰팅업체 A사와 B사를 단속해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으로 이모(43)씨 등 운영진 3명을 구속 기소, 신모(43)씨 등 직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결제정보 DB를 이들 업체에 제공한 결제대행업체 전 과장 한모(41)씨와 포털 사이트의 계정을 취득해 이들 업체에 제공한 개인정보판매상 신모(38)씨도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통신업체 겸 결제대행업체인 C사 사이트의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고, 임의로 내려받는 방법으로 결제자 명단 9695940건을 얻어냈다.
 
이들은 A·B사의 음란폰팅 서비스를 광고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총 7776726건을 불법으로 전송하고, 음란한 휴대전화 메시지를 1918명에게,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된 폰팅 광고 정보를 495명의 청소년에게 전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A·B사 외에도 H, I, J사를 운영한 이들은 060 유료서비스를 통해 216959명의 이용자에게 성관계, 신음소리, 음란폰팅의 내용을 들려주는 자취방엿듣기, 성우가 음란 소설을 읽어주는 야설듣기 등 음란한 음향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이들이 음란한 음향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한씨는 통신업체 겸 결제대행업체인 D사에서 근무하며 알게 된 D사의 결제자 명단 총 569369건과 통신업체인 E사에 근무할 당시 결제대행업무를 위탁받았던 F사의 결제자 명단 총 125732건을 A·B사의 실제 운영자 박모(43)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로부터 포털 계정의 취득 의뢰를 받은 신씨는 해커를 통해 네이버와 다음 계정 12670건을 불법으로 빼낸 후 이를 박씨 등에게 총 189회에 걸쳐 약 1360만원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지난 325일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음란스팸 수사에 착수했으며, 615A·B사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060 부가서비스는 뉴스, 날씨, 운세, 증권 등의 정보를 전화를 통해 유료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며, 폰팅 전화번호 광고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돼 있다.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는 음란폰팅업체는 060 부가서비스의 결제자 명단으로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불법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조해 스팸신고 상위 20위 이내 업체를 상대로 불법 개인정보의 유출·악용 여부를 지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다.
 
스팸발송업체는 적발 후에도 대상 번호를 유지한 채 영업양도 방식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만큼 발신번호와 광고 대상이 되는 회선을 정지·차단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지난해 대리운전스팸 단속에 이어 올해 음란스팸 단속에도 큰 성과를 이뤘다"음란폰팅업체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결제대행업체 직원과 결탁해 고객의 소액결제 내역을 탈취하고, 불법 스팸 전송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문구로
남성 회원들 끌어 모아
 
한편 합수단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모 통신사로부터 모두 194개의 060 전화회선을 임대받았으며, 각각의 콜센터에는 20여 명의 여상담원들을 고용해 2교대 근무를 시키며 24시간 폰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상담원을 모집하기 위해 각종 정보지를 통해 텔레마케팅이나 전화상담원 등을 구하는 구인광고를 냈다.
 
상담원들은 20대 초반 여대생에서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했으며, 시간당 8천 원을 받으며 통화를 오래 하면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등 실적위주로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부과한 통화료는 30초에 500. 10분만 통화하면 통화료가 만 원이나 되는 고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통화료가 수백만 원에 달하는 중독증세의 남성도 적지 않다. 또한 수만 개에 달하는 060 회선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아 지금도 그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060 음란폰팅 업체들은 보통 은밀한 대화’, ‘11 고민상담’, ‘3분 통화 시 여성 사진 제공’, ‘만남 가능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도배한 인터넷 광고, 전단지 유포 등을 통해 남성 회원들을 끌어 모은다. 특히 전단지를 살포할 때는 060 번호가 아닌 일반 번호를 명시해 놓고 남성들이 전화를 하면 바로 060 서비스로 넘어가게 하거나 포스트잇에 직접 휴대폰 번호를 적어 주차장의 차량에 무작위로 붙이는 등의 수법도 사용되고 있다.
 
일명 모바일 원콜 시스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불특정 다수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뒤 벨을 한두 번만 울리고 끊어버려 피해자로 하여금 다시 확인전화를 걸게 하는 수법이다. 이들은 일단 피해자가 전화를 걸어오면 그 번호를 바로 저장해 이후부터 계속해서 벨을 울리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끊임없이 통화를 유도한다.
 
060 음란폰팅 업자들의 목적은 오로지 통화료에 있다. 따라서 통화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기 위해 여성상담원들이 했던 말을 수시로 반복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번에 적발된 060업체의 상담원들은 피해자의 나이나 전화 거는 곳의 위치부터 물어 대화의 물꼬를 텄다. 나이를 말하면 를 운운하고, 위치를 말하면 가까운 지역에 있다고 속여 통화를 유도한 것이 십중팔구. 합수단의 조사 결과 이들은 나이와 띠가 나와 있는 표와 전국 주요도시의 상세지도를 보며 통화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지도를 보며 어디에서 만나자는 약속에다 남자의 휴대폰 번호까지 묻는 등 굉장한 적극성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막상 만날 때가 되면 애를 봐야 한다거나 집안에 일이 생겼다는 등의 핑계로 통화료만 뜯어가고 절대로 만나주는 법이 없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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