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의 주범, 불법 온라인 도박
지하경제의 주범, 불법 온라인 도박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09-16 10:23
  • 승인 2015.09.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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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유해사이트 1위…중독성 심해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불법 온라인 도박에 대한 관심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일부 연예인들과 현직 프로농구선수들이 도박사건에 연루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법 도박의 사회적 병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게다가 북한이 불법도박 프로그램을 남한에 유통해 거액의 외화벌이를 했음이 모 언론에 보도되면서 누가, 왜 불법 도박을 하는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쏠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절에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화투나 윷놀이를 즐기는 등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노출돼 있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도박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투명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하는 계좌투표나 전화투표의 경우 모두 은행계좌를 이용하고, 실명확인을 한다. 하지만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 다양한 이유로 이용자가 계좌를 이용할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실명공개를 꺼리는 경우에는 비공개도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익명으로 암암리에 행해지는 사이버 불법 도박은 도박 이용자에게는 매력적이나 사회적 문제의 온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불법 도박시장 규모는 24조 원이었다.
 
온라인 도박은 인터넷 라이브 카지노, 웹보드게임(온라인 고스톱 등), 인터넷 릴게임(슬롯머신), 사설 스포츠 토토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런 도박들은 PC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다.
 
대체로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더구나 온라인의 경우엔 얼마든지 운영자들이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절대 돈을 딸 수 없다.
 
온라인 도박 급속도로 확산
 
사이트를 개설하면 운영자들은 무조건 부당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홍보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SNS로 침투하는 등 그 경향이 심화돼 누구나 손쉽게 홍보를 접할 수 있다.
 
경찰에서는 이런 온라인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지만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선 점조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근절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서버 및 운영자가 대개 해외에 있다. 특히 메이저급은 모두 해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토토의 경우 모든 시스템이 중국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사법권의 법망에서 벗어나 있으며, 점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적발이나 검거에 난점이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접할 수 있어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유행이라는 것이다.
 
5명 중 2~3명은 온라인 불법 토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수법이 나날이 전문화되면서 청소년 문제도 잇따르는 것이다.
 
심지어 슈스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도박이 이뤄지기도 하며, 스포츠의 경우에는 반칙 등의 세세한 규정을 통한 베팅도 일어나고 있다.
 
상당수 남자의 경우 스포츠는 어릴 적부터 접한 오락 유흥의 일종이기 때문에 나는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라는 생각에 젖어 불법도박에 쉽게 빠지게 만든다.
 
또한 초기에 몇 번 돈맛을 느끼게 되면 심각한 상황에 이를 만큼 중독돼 중고등학생들마저도 베팅 금액이 몇 십만 원에 육박한다.
 
청소년들이나 그 부모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들일지라도 불법 도박 관련 법망에 걸리면 5년 이하의 징역 및 수천만 원의 벌금형 처벌을 받는다. 14세 이상이면 모두 처벌 대상이다.
 
불법도박사이트의 함정은 머리가 좋은 학생일수록 더 빠지기 쉽다는 점인데 사이트에서 배당금이 커질 경우 먹튀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때 처벌은 처벌대로 받고 돈은 돈대로 고스란히 날리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셈이다.
 
다양한 사회문제 유발
 
나라마다 온라인 도박에 관해 어떠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가는 법적으로 허용을 하거나 부분적으로 허용 또는 금지하고 있는 등 규제형태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형법 246조에 근거하여 도박은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온라인 도박은 가상공간에서 일어난 도박으로 온라인, 우연성, 환금성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도박행위는 불법이지만 일시적인 오락 수준에 그치는 경우, 특별법에 의해 일부 사행산업(카지노업,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소싸움 경기 등)이 허용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도박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특별히 합법과 불법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도박의 병리적 특성에 대해 거의 거론하지 않고 있었다.
 
도박은 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해한다. 또한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해가 되고, 가정불화를 발생시키며, 대인관계를 곤란하게 하는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불법 도박은 자금이 지하경제로 유입되어 투명한 경제활동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사행성이 높고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도박행위는 유발요인이 강하고 억제요인이 약할 때 발생하게 된다.
 
즉 온라인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돈이 부족해 긴장 상태에 있거나 도박을 하는 지인들이 있어 도박이 만연된 문화에 젖게 되면 도박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또는 한탕주의 풍조 및 경제적 불황 하에서의 부의 확보 측면에서 아노미에 빠지면 온라인 불법 도박을 하게 된다.
 
호화로운 삶 영위하려고
도박하는 사람 많아
 
지난해 리니지 최다 시청자를 보유한 BJ 조모(24)씨는 호화롭게 살고 싶어서 팬들을 불법도박 사이트로 유인해 억대의 이익을 챙겼다가 구속됐다.
 
조모씨는 당시 개인방송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자 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진게임운영자로부터 방송 중 도박 사이트를 홍보해주면 베팅금의 2%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조씨의 방송은 8년간 누적 시청자가 3500만 명에 이르는 등 리니지 개인방송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했고, 배너광고 및 스폰을 바탕으로 월 천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조씨의 불법도박 행위는 예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고, 지난해 7월 아프리카TV로부터 불법도박 사이트 ‘Gagao’ 홍보 사유로 영구 방송정지 처분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돈에 눈이 멀어 다시 또 불법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조씨는 방송을 통해 직접 도박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불법 도박사이트로 유인했다. ‘올인과 같은 통 큰 베팅으로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하루 평균 400여명이 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렇게 조씨의 시청자들이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돈을 잃게 만들고 정작 본인은 3개월간 1억 원 넘게 벌었으며, 그 돈을 고급 외제 승용차와 해외여행 등으로 탕진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호화롭게 살고 싶어 불법도박에 동참했다고 진술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도박개장 혐의로 조씨를 구속하고, 입금받은 290억 원을 사이버머니로 충전해준 허모(47)씨를 수배했다.
 
허씨는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조씨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 11천여 명으로부터 290억 원을 입금 받아 사이버머니로 충전해 주는 수법으로 55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조씨가 실질적으로 수익을 얻은 것은 1월부터 홍보한 진게임이고, 후에 홍보한 ‘Gagao’는 아프리카TV 측에서 빠르게 차단했기 때문에 수익이 전무하다면서 인터넷 방송진행으로 유명한 조씨가 허황된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구속까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씨의 팬들은 덩달아 불법도박을 함으로써 많은 돈을 날렸다고 덧붙였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예방치유과 김기선 전문위원은 도박은 참가하면 할수록 참가자들만 손해가 누적되고 중독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받기도 하는 만큼 온라인 이용자 스스로가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특히 자신이 경쟁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온라인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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