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수석 중 4명… 사정라인 투톱 눈길
10명 수석 중 4명… 사정라인 투톱 눈길
  • 류제성 언론인
  • 입력 2015-09-14 10:27
  • 승인 2015.09.14 10:27
  • 호수 1115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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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장악한 TK 출신 참모진은?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박근혜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돈 시점에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 구성은 출범 당시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을까. 일단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하나는 참모들의 출신 성분이 조금 달라졌다. 허태열 비서실장 체제의 1기 참모진은 각 분야 전문가와 관료 중심으로 짜였다. 그러다 2기 김기춘 실장 체제를 거쳐 현재의 3기 이병기 실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정무적 감각을 갖춘 인물들이 다수 보강됐다.

두 번째 특징은 친정체제 강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 출신, 즉 ‘TK 참모’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여권에선 “TK가 청와대를 접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단 수석비서관들의 출신 지역별 분포에서 TK는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현재 10명의 수석비서관(지난해 신설된 인사수석 포함) 가운데 TK는 4명이다. 현정택 정책조정(예천), 안종범 경제(대구), 김성우 홍보(예천), 우병우 민정수석(영주)이다. 나머지 6명은 서울(김상률 교육문화), 부산(현기환 정무), 강원(주철기 외교안보), 충남(정진철 인사), 충북(김현숙 고용복지)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반면, 1기 청와대 참모진에선 TK 수석이 곽상도 민정수석 단 한 명이었다. 그나마 곽 수석도 중간에 그만 두는 바람에 TK 수석이 씨가 말랐던 적도 있었다. 이후 윤두현 홍보수석(경산)이 참모진에 합류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12일 단행된 비서실 개편에서 안종범 당시 국회의원이 경제수석, 김영한 전 대검 강력부장(의성)

이 민정수석에 각각 기용되면서 ‘역차별’ 논란이 불식됐다.

지금은 전체 수석비서관의 절반 가까이가 TK일 뿐 아니라 이명재 민정특보(영주), 김재원 정무특보(의성)도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국정운영을 보좌한다. 특히 청와대의 사정라인 투톱(이명재 특보-우병우 수석)이 모두 영주 출신 TK로 채워져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를 이끌었거나 이끌고 있는 세 사람의 비서실장 가운데 TK는 없다. 하지만 비서실장보다 실질적인 힘이 세다는 ‘문고리 권력 3인방’ 가운데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이 경산 출신이다.

이외에도 신동철 정무비서관(대구), 전광삼 춘추관장(울진) 권정훈 민정비서관(대구),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청송) 등 10명가량의 TK 출신이 비서관급에 포진해 있다. 그 아래 행정관급에서도 TK가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 이 초기에는 지역차별 논란을 의식해 청와대 참모진에서 가급적 TK 출신을 배제했지만 임기 중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인물을 고르다 보니 정치인 시절 이런저런 인연이 있던 인물들이 대거 청와대로 입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TK의 상당수가 내년 총선에 차출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출마 문제에 함구한다. 박 대통령이 ‘자기 정치’를 수차례 경고하며 함구령을 내린 까닭이다. 적절한 시점에 함구령이 풀리면 청와대 TK들의 출마 선언이 줄을 이을 수 있다.
ilyo@ilyoseoul.co.kr 

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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