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해피랜드F&C(회장 임용빈·이하 해피랜드)가 창사 이래 최고의 악재를 맞았다. 앞서 해피랜드는 임용빈 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횡령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고, 현재까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대리점들 사이에서는 밀어내기 등의 갑의 횡포가 있어 왔다는 문제가 제기돼 구설에 올랐다. 나아가 이와 같은 논란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직 임원들이 현직 임원들 검찰에 고발
밀어내기·반품거절 등 피해 대리점주 속출
해피랜드가 직면한 첫 번째 문제는 횡령 의혹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관정)는 임용빈 회장 등 경영진의 횡령 의혹과 관련된 고발장이 접수돼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발장을 제출한 이는 해피랜드의 전직 임원들이다. 이들이 지난 6월 임용빈 회장 등 간부가 수년간 의류 판매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한 것이다.
또 이들은 임용빈 회장 등의 횡령 방법에 대해 “다량의 이월 상품을 저가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출액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향후 검찰이 수사에서 횡령 정황을 포착하면,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군다나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 7월부터 해피랜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마저도 골칫거리다. 해피랜드는 정기 세무조사일 뿐, 검찰 수사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조사 시기가 맞물리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두 번째로 해피랜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갑질 논란이다. 앞서 MBC-시사매거진2580은 해피랜드가 대리점주들과 위탁판매자들에게 제품 밀어내기는 물론 반품 거절 등으로 횡포를 일삼아왔다고 폭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피랜드가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제품 밀어내기를 하는가 하면 반품 거절 등의 횡포를 일삼았다. 겨울 시즌이 끝나갈 무렵에 주문도 하지 않은 겨울 상품 수억 원어치를 대리점에 떠넘기는 식이다.
아울러 해피랜드는 반품을 받지 않는 경영으로 대리점에게 모든 피해와 책임을 전가했다. 시즌이 지난 옷들을 할인해 판매하면 할인된 만큼을 로스(loss)로 처리해 본사에서 로스 비용을 청구하는 일도 빈번했다.
로스란 제품이 분실되거나 상품가치가 하락해 할인한 만큼의 비용이다. 결국 본사는 재고상품을 대리점에 밀어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할인 판매하는 대리점들에게 제품의 정가를 다 달라고 요구한 행태다.
대리점주가 폐점을 해도 마찬가지로 반품을 거절했다. 대리점주가 폐점을 하려면 매장에 있는 해피랜드 제품을 구입하도록 만들었다. 해피랜드 매장을 운영했던 한 점주는 1억 원 넘게 해피랜드 제품을 구입한 다음에야 폐점을 할 수 있었다.
매출의 17%라던 판매수수료도 실상을 훨씬 낮았다. 계약은 17%였지만 사은품 비용, 로스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 지급된 수수료는 10% 이내였다. 월 평균 급여는 2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끝없는 구설수
해피랜드가 회장 일가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그 비용을대리점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혹도 존재한다. 대리점주들은 임용빈 회장의 친조카가 운영하고 있는 인테리어 회사를 통해서만 매장을 꾸밀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대리점주들의 증언 역시 쏟아지고 있다. 해피랜드 전직 점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온라인게시판을 통해 “해피랜드의 법무담당자가 수시로 미수금 확인서 등기 등을 보낸다. 물건은 엄청 밀어넣고 전산을 막아놔서 미수처리 안 하면 쇼핑백이며 점간 이동 등 아무것도 못한다”고 거들었다.
이렇듯 구설이 많다보니, 토종 아동복 전문 기업의 대표주자였던 해피랜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하락은 물론,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 가운데선 벌써부터 해피랜드를 향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목소리도 높아진 상태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소비자는 “너무 화가 나서 항의를 하고 싶은 마음에 해피랜드 홈페이지를 들어갔더니 ‘아이와 인류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한다’는 내용이 있더라”면서 “직원들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무슨 아이와 인류의 행복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나부터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다만 해피랜드는 모든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해피랜드는 우선 횡령 의혹과 관련해 “임용빈 회장 등 경영진이 이월상품 판매를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이 규정하고 있는 증빙을 성실히 발행해 왔고 매출 누락 또는 비자금 형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고발이 된 경위도 “검찰에 당사를 음해성 고발한 전직 임직원들은 2013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이미 130억 원에 달하는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되어 조사 중이거나 재판 중에 있다”며 앙심을 품고 허위 내용으로 당사를 음해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개선 중인 부분도 있고,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설명한다. 해피랜드의 한 관계자는 “본사와 대리점주 간 계약서에 의해 모든 것들이 진행된 것이고, 위법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더 좋은 계약 관계를 위해 개선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횡령 의혹, 갑질 논란 등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한 해명을 준비하고 있다. 조금씩 해명하기에는 사실이 아닌 부분이 부풀려진 것들이 많아 한 번에 몰아서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