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지역 출신인 시의회의원들은 "인천의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제2과학고를 기존 결정지인 계양구로 추진해야 한다"며 인천시교육청의 제2 과학고 선정을 전면 무효화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지역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교육청, 인천 진산고 전화 고교로 선정
2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시 교육청은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부평에 위치한 인천 진산고를 제2과학고 전환 학교로 선정했다.
시 교육청은 지난 2월 시의원과 학교장, 학교운영위원장, 과학고 운영 전문가 등을 초청해 심사방법을 정하고 언론보도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절차를 통해 진산고를 제2과학고 전환 선정 학교로 선발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선정된 학교의 전환신청서를 교과부에 제출해 승인 절차를 밟고 승인이 확정되면 2012년까지 기숙사 시설을 완공하고 2013학년도부터 4~5개 학급 규모의 제2과학고등학교가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평구 "교육 낙후 이미지 벗어나는 결정, 환영한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부평구는 보도자료를 내고 "인천 진산고 제2 과학고 전환 선정을 환영한다"며 반겼다.
지난 17일 인천 부평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6일 인천시교육청이 인천 진산고를 선정했다"며 "이는 각 지치단체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했으나 최종적으로 부평에 위치한 인천 진산고가 최종 선정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부평구는 "이번 선정결과와 관련해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진산고의 제2과학고 전환 대상학교 선정을 우리 부평의 모든 구민과 함께 진심을 축하한다"며 "진산고의 제2과학고 전환은 인천지역 내 우수학생의 타지역 전출을 막을뿐 아니라 교육낙후지역이라는 부평의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홍 구청장은 지난 달 8일 인천시교육청을 방문해 나근형 교육감 등 관계자와 면담하고 부평구 진산고 전환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전환 선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또 "진산고는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돼 4개의 과학전용교실과 2개의 수학전용교실을 갖추고 과학중점과정을 개설하는 등 과학고 전환 운영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계양지역 시의원 "인천 균형 교육발전 위해 계양구로"
18일 인천시의회의회 김영태, 이도형, 이용범, 홍성욱, 이한구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 2과학고로 전환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학교운영위원회 통과'라는 신청요건조차 갖추기 않은 학교를 대상으로 최종 심사까지 진행한 부분이 있다"며 전환 선정 무효화를 주장했다.
이들은 "제2전환고 신청학교 중 1곳이 신청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한 부적격 대상임에도 이를 보완하여 추진하지 않고 최종 심사까지 진행해 심사항목에서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게 한 것은 선정과정의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부평 진산고는 교과부의 제2과학고 전환 신청 요건의 핵심내용인 '전환시 인근 학교의 학생수용계획에 차질이 없는 지역의 학교'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중대한 하자로 사실상 교과부의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의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제2과학고를 기존 결정지인 계양구로 추진해야 한다"며 "지난 2006년 제183회 인천시교육위원회 정기회 제2차본회에서 2008학년도 및 2009학년도 시립학교 설립계획의 원안(계양구 미추홀과학고, 남동구 미추홀외고)이 가결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와함께 "이번 제2과학고 전환사업은 12월 3일자로 전환신청을 공고하여 12월 21일까지 접수를 받았지만 이미 부평의 진산고가 내정돼 준비를 모두 마친 뒤였다는 것이 당시에 알려진 사실이었고, 이는 부평지역 모 교육위원을 통해 이미 10월초에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진산고와 관련된 브리핑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천교육발전의 중요한 역할은 물론, 균형적인 교육발전을 위한 핵심정책인 제2과학고를 정책적 일관성과 지속적인 약속을 번복하고 교과부의 심사에서도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곳으로 선정함으로 인해 교육발전의 염원이 물거품 될까 우려된다"며 전환 선정 백지화를 요구했다.
◇인천교육청 "잡음 생기면 과학고 지정 안 될 수도"
인천 제2 과학고 선정을 놓고 부평구와 계양구의 지역 갈등 조짐을 보이자, 시 교육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치권의 지역 갈등으로 진산고의 제2과학고 지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계양구 소속 의원들이 주장하는 일부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며 "학운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진산고가 아니라 계양의 서운고이며, 서류 접수 직전에 유선상으로 학운위 통과 여부를 3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교 구성원들의 과학고 전환의지도 진산고 쪽이 높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갈등으로 교과부에서 최종 승인하는 과정에서 지정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교육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인천 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해서라도 선정 결과에 대한 잡음은 최대한 없어야 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전환 신청을 한 진산고와 서운고의 경우에는 200점 가량 차이가 났으며, 과학고 전환에 따른 학교구성원의 의지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사 여부 등에서 점수차이가 많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차성민 기자 csm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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