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까지 동원한 주부 도박단 ‘날씬이파’
마약까지 동원한 주부 도박단 ‘날씬이파’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1-03-15 11:48
  • 승인 2011.03.15 11:48
  • 호수 880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인계를 써 도팍판으로 유인한 후 마약을 먹여 수억 원을 뜯어낸 주부도박단 일당 1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강남권을 무대로 20~30여년 간 활동해 온 사기도박단 ‘날씬이파’ 조직원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도박장을 관리하는 ‘하우스장’, 대상자를 유인하는 ‘미인계’, 패 조작을 담당하는 ‘기술자’, 판돈을 대주는 ‘꽁지’, 판돈을 키워주는 ‘바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기술자가 패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도박인 ‘구라도박판’을 벌여 박모씨(63) 등 2명에게 2009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3억5000여만 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바람잡이였던 ‘청담할머니’ 황모(74·여)씨로부터 ‘미인계’ 현모(48·여)씨를 소개받았다. 현씨는 박씨와 애인관계로 지내면서 송파구 석촌동의 도박하우스로 박씨를 유인했다. 이들 일당은 박씨에게 마약류인 ‘로레제팜’을 술과 커피 등에 타 먹여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 후 패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사기도박을 벌였다.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신경안정제의 일종일 로라제팜은 기억상실과 최면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들 일당으로부터 도박 빚을 갚지 않는다고 협박을 당해 자신의 생계수단이었던 덤프트럭을 처분하고 아파트를 담보로 빚을 갚은 후 지방으로 이사했다.

이들은 비슷한 수법으로 서모(63·여)씨에게 접근, 2009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2억여 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도박빚에 시달려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사기 혐의로 황씨와 현씨를 구속하고 김모(79·여)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김모(48·여)씨 등 2명을 수배했다.

최은서 기자 cen@dailypo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