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MB 칠순 잔치 직후 영포라인 청와대 극비 회동?

한나라당내 권력구도에 미묘한 기류가 관측되면서 여러 분석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부분 친이계의 권력 중심이 누구에게로 흐를지에 대한 내용이다. 친이계 권력지도의 핵심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이다. 두 인물은 현 정권의 양대 축으로 향후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 된다. 정치권이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둘의 공통점은 변수의 요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이 대권에 도전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의원은 정두언 의원이 변수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돌았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두 핵심에 대해 귀를 솔깃하게 하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내용은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극비리에 회동해 협력안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은 이명박 대통령의 칠순이었다. 이날 저녁 칠순 잔치가 끝나고 친이계 핵심 측근들의 극비 회동이 있었다는 소문이 뒤늦게 퍼지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 의원, 이 장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명단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 인사는 이 자리에서 2012년에 있을 총선 대선과 그에 따른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소문에 따르면 향후 대선주자로 이 장관을 지원하는데 모두 입장을 같이 했다는 것이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상득계와 이재오계 구도로 재편됐던 여권내 친이계 권력지형이 크게 변화할 조짐이다. 박근혜계까지 합쳐 삼국지 구도를 그렸던 한나라당 권력지도가 이재오-박근혜 양대 축의 대결구도로 바뀌게 된다.
이 구도가 대선까지 이어지게 되면 한나라당 분당 사태 등 막장드라마를 연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극비 회동 소문과 관련해 더 귀를 솔깃하게 하는 대목은 이 자리에 정두언 의원이 참석했다는 내용이다. 이때 이 의원과 정 의원은 극적으로 눈물의 화해식을 가졌다고 한다. 서울대 상대 선후배 관계인 두 사람은 그동안의 앙금을 털어내고 이 특임장관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합심해 지원키로 결의를 다졌다는 것이다.
이-정 의원은 18대 공천과정에서 터져 나온 ‘형님 공천’ 파동과 이후 ‘권력 사유화’ 논쟁으로 사이가 멀어졌다.
SD-정 의원 통했나?
이 같은 소문을 뒷받침하듯 이 의원과 정 의원 사이의 분위기 변화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이 의원을 두고 “권력을 사유화 하려한다”며 칼을 겨눴던 정 의원은 지난 1월 21일 이 의원의 과학비즈니스 벨트(과학 벨트)영남권 유치 움직임에 대해 “지역구 의원으로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서두원의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구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지역에 어떤 시설들이 들어오도록 하는,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책무”라며 이같이 말한 바 있다. 충청권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정 의원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사사건건 이 의원과 대립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사실 두 의원의 화해 움직임이 있었다고 해도 새로울 것은 없다. 전에도 두 의원은 회동해 앙금을 털어낸 적이 있다. 2008년 7월 16일 이-정 의원은 만찬을 함께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을 함께 한 이춘식 의원은 당시 “원래 두 사람은 서울 상대 선·후배로 대선 기간 이전부터 절친했던 사이”라며 “오해가 많이 풀렸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때 두 의원 모두 권력 사유화 논쟁이 불거진 것에 대한 생각과 입장을 서로 많이 얘기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한다. 청와대 극비 회동 소문과 닮은꼴이다.
소문에 대해 야권의 한 인사는 “두 사람 모두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그림을 두고는 결국 힘을 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득 이재오 정두언 삼각함수
극비 회동 눈물의 화해 소문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실이라면 이 자리는 이 장관의 제의로 마련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특임장관은 작년에도 이-정 의원의 대립을 중재한 적이 있다. 지난해 9월 초 ‘불법사찰’을 놓고 이상득-정두언 진영은 전면전을 펼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양측 간의 대립을 두고 당시 일각에서는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사태를 진화한 인물이 바로 이 장관이다. 이 장관은 같은 달 1일 밤 정두언, 정태근 의원과 만나 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크게 진노하고 있음을 전한 뒤, 더 이상 파문이 확산되지 않도록 설득하고 두 의원은 이 뜻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 입장에서도 두 의원이 대립하는 것은 이로울 것이 없다. 내분이 생기면 자신도 중요한 순간에 힘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장관이 고립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장관은 이 의원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 중간자 역할을 잘못하게 되면 오히려 이-정 양쪽 모두에 외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극비 회동 소문의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의 측근은 극비 회동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다. 회동한 적 없다. 칠순 잔치는 가족이니까 갈 수도 있겠지만 친이계 극비 회동설은 처음 듣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 측근은 정 의원과 접촉에 대해서도 “그런 일 없다. 정 의원과 공석에서 마주친 적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따로 만난 것은 내가 아는 한 없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정 의원 측도 마찬가지다. 정 의원 측은 “따로 만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칠순잔치에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서 무슨 극비회동을 하겠나. 다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 장관 측은 “당시 칠순 축하하러 가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 그런 일은 없었지만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이 장관 측은 “칠순 잔치에 가셨다하더라도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내가 알 길이 없다”며 “누구를 따로 만날 수는 있었겠지만 그런 내용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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