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다시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전면에 나서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재점화하려는 움직임에 전 국회의원 강용석 변호사가 전면에 나섰다. 박 시장이 아들의 병역 논란을 보도한 MBC를 형사 고발할 계획임을 밝힌 가운데 강 변호사가 관련 재판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힌 것이다. 강 변호사는 박 시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박 시장도 시장직을 걸고 (아들 병역의혹) 공개검증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1일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의혹이 확산될 조짐이라고 보도하자, MBC 사장과 보도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정무부시장은 서울시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의 보도는 명백한 허위 보도”라면서 “박 시장 명의로 취재기자와 사회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 등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역시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정무부시장은 “MBC는 2013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는 사실은 방송하지 않으면서 동일한 고발 사건에 대해서 수사착수만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해당기자에게 사실을 알렸음에도 편파왜곡보도를 하였기 때문에 악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 정무부시장은 “포털사이트나 SNS, 인터넷 매체를 통해 허위사실을 생산, 유포한 세력에 대해서도 관용 없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강 변호사의 과거 SNS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강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시민 여러분께 공개수배한다. 박 시장의 아들이 뛰어다니거나 허리를 펴고 걷거나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면 현상금 100만 원을 드리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당시 강 변호사는 “박 시장의 아들이 허리디스크 4급 판정을 받았다. 이 정도 상황이면 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보행 중에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걷는 것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임 정무부시장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중에 “강용석 전 의원도 이같이 (병역 의혹을) 주장하다가 2012년 2월 22일 공개 검증 이후 허위사실로 입증되자 의원직을 사퇴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강 변호사가 지난 2일 박 시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강 변호사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브리핑에서 거론한 2012년 2월 22일의 신체검증은 MRI 촬영 직전 10분 전에 촬영 사실을 알려 입회조차 할 수 없었고, 서울시 직원들과 서울시 출입 일부 기자들만 입회해 비밀리에 진행된 비공개 검증에 불과하다”며 “의혹이 해소됐다는 일방적인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서울시의 브리핑 내용에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메르스 기자회견 왜?
강용석 폭로 눈길
강 변호사는 최근 박 시장 아들의 병역의혹과 연관된 사건 변론을 맡았다.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 아들의 병역의혹을 주장하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 등 7명과 관련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다. 강 변호사와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 넥스트로는 지난 8월 11일 변호인 선임계를 내고 이 사건 피고인 중 한 명인 서강 ‘사회지도층 병역비리 감시단’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지난 2012년 의원직을 걸었다가 낭패를 본 그가 이번엔 변호사로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는 2004년 5월 징병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고 2011년 8월 공군교육사령부에 입대했지만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5일 만에 귀가 조치됐다. 주신 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근거로 허리 디스크 탈출 진단을 받았다. 결국 현역 입영 대상자였던 주신 씨는 2011년 12월 병무청 재검사에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이 났다. 그러자 당시 국회의원이던 강 변호사를 중심으로 주신 씨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주신 씨는 2012년 2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MRI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병원은 4급 판정을 받은 MRI와 주신 씨의 MRI가 일치한다고 발표해 논란은 사그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강 변호사는 꾸준히 박 시장 아들의 병역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 6월 방송된 JTBC ‘썰전’에서도 강 변호사는 “박 시장이 굳이 늦은 밤에 긴급 브리핑을 열었어야 했나. 박 시장이 얻은 것은 이틀 동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이라면서 “다른 뉴스를 덮기 위함이 아니었나 해서 찾아봤더니, 4일 박 시장 아들 재판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박 시장의 브리핑이 국민 불안감을 키웠다. 해당 의사(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의사)는 격리조치된 상황이었다”며 “박 시장 아들이 허리 디스크로 군 면제를 받았는데 그때 찍었던 디스크 사진과 이번에 찍은 사진이 다르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각에서 다시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자 강 변호사는 공개 신체검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시장 아들
공개 신체검사 받아야”
강 변호사는 “이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박 시장의 아들이 법정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 아들도 이 같은 방식으로 의혹을 해명했다”며 “유력한 야권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적 의혹에 대해 두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이라도 해명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의 주장은 서울시의 입장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MBC가 ‘시민사회단체가 주신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하자 서울시는 브리핑을 열고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이 이미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 공개 신체검사로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의혹이 해소됐다는 일방적 주장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고, 서울시 브리핑 내용에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며 “박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공개검증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신 병역법 위반 고발시민모임’도 2011년 12월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병무청에 제출해 보충역 판정을 받은 MRI가 제3의 인물의 것이라면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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