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수도권 강의석 기자]한국의 도핑검사 기술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아 세계무대로 뻗어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소장 한관석)는 오는 16일부터 1년간 마카오 경주마 및 기수 약물검사의 시료 검사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번 도핑검사 계약은 마카오 경마 시행체인 마카오자키클럽과 체결했으며, 검사 한 건당 15만 원의 비용으로 연간 최대 약 1300건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지난 2012년부터 마카오자키클럽과 추진해 맺은 결실로, 2013년 마카오와의교류경주로 마카오자키클럽의 경마처장이 방한했을 당시 한국의 도핑검사시설과 현황을 보고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 했던 것이 힘을 더했다.
2014년 말 말소변 15건의 시범검사를 바탕으로, 지난 4월 한국 도핑검사소의 시스템 프레젠테이션과 최종 질의응답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계약 체결에 따라 10월까지 마카오 현지의 TCO2검사(Total CO2, 총이산화탄소) 지원을 위해 검사장비 및 소모품을 발송하고 현지에서 검사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 기술지원을 진행한 후 실제 마카오에서 온 시료 접수와 검사는 23일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도핑검사는 경마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는데, 도핑(Doping)의 어원은 네덜란드에 노예로 끌려갔던 아프리카 원주민이 마시던 술인 돕(Dop)을 기원으로 한다. '도핑'이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1899년으로, 당시 사전에서는 도핑을 경주마에게 사용되어지는 아편과 마약류의 혼합물로 정의하고 있다.
1911년 오스트리아 경마당국이 화학자 프랜켈(Frankel) 박사를 고용해 경주마 타액의 화학물질을 검사하기 시작한 것이 도핑검사의 시초로 알려져있다. 이후 1986년 프랑스 그르노블 동계올림픽과 멕시코 올림픽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약물 사용여부검사를 시작하면서 지금에는 스포츠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 금지약물에 의한 부정경마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976년부터 약물검사 전문 인력 확보를 시작으로 1987년부터는 현재의 검사시스템(사전, 사후, 출마투표 전 검사)을 완성했다.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경, 제주에 도핑검사만을 전담하는 전담부서가 따로 있으며, 매 경마일 전체 출전경주마를 대상으로 사전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경주가 끝나면 1위부터 3위까지 경주마와 재결에서 지정한 마필까지 경주 후 도핑검사를 실시한다.
경주 전 도핑검사는 혈액을 이용해 검사하고 있으며, 경주 후 검사는 경주마의 소변이나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다.
경주 전 301종, 경주 후 464종을 검사하며, 중복되는 리스트 감안해 총 500종의 약물을 검사하고 있다. 검사 대상에는 말뿐 아니라 사료, 보양식 등까지 모두 포함된다.
한국은 세계경마화학자협회의 회원국으로 협회에서 전세계 경주마 도핑검사 기관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화학실험 검사에 19년째 참여하고 있으며, 19년 모두 만점을 받을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한국은 오는 9월 12일과 14일 아시아, 대양주, 아프리카에서 경주마 도핑검사를 하는 화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경마화학자회의의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한국 마사회는 경마의 글로벌화를 위해 한국 경주 실황 싱가포르 수출, 선진 수준의 경주마 품종 개량은 물론 다양한 국제대회 유치 및 국제무대 경험 축적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 30일 진행된 아시아챌린지컵에서 한국에서 진행된 국제대회 최초로 우승을 하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이런 일련의 국제화 활동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 경마의 Part II 승격 여부는 아시아경마연맹(Asian Racing Federation)에 안건이 상정되어 있다.
심사는 1단계로 ARF 핸디캡퍼 회의에서 한국 경마시스템 및 한국 경주마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아시아경주분류위원회(APC)’에 심의결과를 보고하게 되는데, 9월 중순 경 가능성 여부의 향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강의석 기자 kasa59@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