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정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남자와 여자, 호르몬 차이를 아시나요?
[김준정 원장의 한의학 이야기] 남자와 여자, 호르몬 차이를 아시나요?
  • 최새봄 기자
  • 입력 2015-09-07 10:59
  • 승인 2015.09.07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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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할까? 생각해보니 80년대 유행했던 홍콩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입었던 바바리코트, 중절모 그리고 우수에 어린 그의 눈빛이 떠오른다. 그 모습이 멋지고 쓸쓸해 보인다며 애달파 하느라 밤잠을 설쳤던 친구도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기본적인 차이점인 호르몬을 알아야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남성 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각자의 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각자의 성적 차이가 분명해진다. 남성호르몬은 사춘기를 기점으로 대량으로 분비되기 시작해 18~20세에 최고점을 찍게 된다. 2차 성징과 함께 아침 발기(morning erection 또는 morning wood)를 겪으며 남자아이를 남성으로 만들며 중년이 되면서 점차 이러한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 뉴시스
남성호르몬은 1년 중 가을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솔로인 성인 남성일수록 더욱 와 닿으며 가을 남자라는 말에 일리가 있다. 또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면 남성에게 있어 여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지고 여성에게는 남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지면서 남성성 역시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남성에게서 여성스러운 면들이 보이기 시작해 감정적으로는 사소한 일에 섭섭해하거나 내성적이고 소극적으로 바뀐다. 또 신체적으로는 근육이 약해지고 여성처럼 젖가슴이 처지는 형태를 보이게 되며 성적 능력이나 욕구도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남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가을이 되면서 이전과 비교했을 때 더욱 자각돼 쓸쓸함과 우울함 등이 느껴지게 된다.
 
여성은 남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강해진다. 일부 중년 여성들에게는 그녀들의 계절, 가을이라고 불리며 그동안의 설욕을 갚을 수 있다. 중년이 되면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함께 줄어 성욕을 비롯한 욕구가 줄고 몸 전체가 피곤하며 우울해진다. 또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비율이 늘어난다. 하지만 중년 여성 일부는 빈 둥지 증후군을 겪으며 더 약해지기도 한다.
 
가을은 남녀 모두에게 일조량이 줄어 신경전달물질이자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되면서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비타민D 생성이 줄게 되며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줘 상대적으로 내성적·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 또한 일생에서 중년, 계절로 비유하면 가을에 해당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여성으로 분류하지 않아도 되는 때이다. 이처럼 중년에 해당하는 남녀 혹은 중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남녀 모두 가을을 어떻게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지 조언 드리려 한다.
 
황제내경(黃帝內經)사기조신론(四氣調神論)’에 따르면 가을 3달은 容平(용평·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게 평정한다)이라고 해 이때 天氣(천기·하늘의 기운)는 쌀쌀해지고 地氣(지기·땅의 기운) 깨끗해진다. 이때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닭이 울면 일어나서 마음을 안정화 시키고 쌀쌀한 가을의 기분이 없게 하며 신기(神氣)를 거둬 가을에 적응하게 하고 마음속에 다른 생각이 없게 함으로써 폐기(肺氣)를 맑게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가을 기운에 맞게 거둬들이는 도라고 했다. 즉 기운을 쓰기보다는 거둬들여야 더 나이 들었을 때 더 건강하고 활력 있게 지낼 수 있다. 때문에 머리를 맑게 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또 적절한 신체활동과 규칙적인 수면습관이 병행되면 수면의 질이 좋아져 REM수면(Rapid Eye Movement·수면 중에 안구가 급속히 움직이는 현상)이 충분하면 호르몬 분비가 정상화되고 신체 회복 능력이 상승된다.
 
특히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이 병행되면 남성호르몬이 근골격계와 뇌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음주를 과하게 하면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세포들이 타격을 받고 여성호르몬 비율이 더욱 강해져 남녀 모두에게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화기능이 약하고 기력이 떨어짐을 느낀다면 황기를 닳인 물을 묽게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살집이 없고 비위가 허약하거나 피로감을 느끼며 정력이 약한 체질, 오래됐거나 잦은 기침으로 폐기능이 약함을 자주 느꼈다면 산약()을 식재료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신장 기능을 반영하는 허리와 근골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 두충 우슬과 같은 약재들을 묽게 달여서 마시는 것도 좋다. 또 잦은 유산으로 고생하는 임산부에게도 사용되며 신기능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 구기자, 상심자(오디), 산수유의 경우 피로회복과 더불어 간과 신장 기능을 보강한다. 특히 오미자는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린 후 기와 진액이 모두 소진된 경우에 좋다. 더불어 마른 기침과 폐기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연자육과 대추 등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얕은 잠으로 힘든 경우 도움 된다.
 
보강할 기능들은 많고 약재 역시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처방에 활용을 많이 하는 약재들이다. 경우에 따라서 개인의 체질별로 용량이나 다른 약재와의 병행 복용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딱 맞는 관리법 등을 위해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미가람한의원 원장>
<정리=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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