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열에도 끝까지 남아 사고 뒷수습…눈물의 영결식
장기 파열에도 끝까지 남아 사고 뒷수습…눈물의 영결식
  • 김현지 기자
  • 입력 2015-09-07 10:52
  • 승인 2015.09.07 10:52
  • 호수 1114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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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석 경감 순직
[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자신의 몸을 돌볼 틈도 없이 부상당한 동료를 울부짖어 깨우고, 다른 동료들과 부양정의 안전을 위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했다” 동료 전승화 경위가 1일 오진석 경감의 영결식에서 밝힌 사실이다. 안타까운 죽음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고로 장이 파열됐음에도 직원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마지막까지 사고 현장에 남아 임무를 다했던 오진석 경위(53·경감으로 특진)가 그 주인공이다.

19일 오전4시17분경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인천 중구 무의도 주민 박모(28)씨가 피를 토한 뒤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안전서는 87t급 공기부양정인 H-09정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하지만 부양정은 오전 4시46분경 영종도 삼목선창장 앞 900m 해상에 정박해 있던 319t급 차도선(차량을 실을 수 있는 여객선)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급하게 출발했다는 점, 차도선을 미리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행히 차도선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 사고로 H-09정의 선수 왼쪽이 크게 파손됐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조타실에서 근무하던 오 경감이 선반에 옆구리를 강하게 부딪힌 것. 자신이 부상을 입었음에도, 오 경감은 예인선과 후송함 4척이 오자 골절상을 입은 다른 이들을 먼저 후송함에 태웠다.

정작 오 경감은 사고가 난 지 4시간여가 지난 뒤까지 기지에 남아 뒷수습을 했다. 하지만 배선반에 옆구리를 부딪힌 충격에 신장과 간, 폐 등의 기능이 급속히 나빠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21일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술 이후 패혈증이 나타나면서 혼수상태에 빠졌고, 30일 결국 오 경감은 숨을 거뒀다.
오 경감과 함께 일을 했던 직원들은 책임감 강한 그의 모습을 기린다. 병문안을 온 직원들에게 “부양정이 많이 부서져 걱정이다”며 오히려 부양정의 상태를 물었다는 후문이다. 책임감 강한 모습, 동료들의 일을 먼저 걱정하는 등 여러 미담이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오 경감의 영결식이 1일 인천해경서장 장(葬)으로 엄수됐다.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했던 오 경감은 1989년 해경으로 입문했다. 주로 경비 분야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 경감은 공적을 감안해 경위에서 경감으로 1계급 특진했다. 옥조근정훈장도 함께 추서됐다.  

yon88@ilyoseoul.co.kr

김현지 기자 yon8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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