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탐/구] 오리온 새 사령탑 이경재 사장
[ 인/물/탐/구] 오리온 새 사령탑 이경재 사장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9-07 09:43
  • 승인 2015.09.07 09:43
  • 호수 1114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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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베트남 평정…고졸신화 영업 달인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오리온의 파격 인사가 연일 화제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베트남 법인장과 국내 본사 사장을 맞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특히 베트남 법인장이었던 이경재 사장(사진)의 이력은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졸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지 38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고졸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를 국민과자로 키운 이력을 갖고 있다. 그간 신통치 않았던 실적의 타개책으로 이경재 사장이 발탁됐다는 시선도 있다.

입사 38년 만에 사장 승진
맞트레이드 파격 인사 이유는

이경재 오리온 사장은 1977년 오리온에 입사해 줄곧 영업직에서 근무했다. 이 사장은 대구, 경기, 부산 지사장을 지낸 뒤 2006년까지 국내 영업담당 임원을 맡았다.

2007년 이 사장은 베트남 법인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취임 첫 해 이 사장은 오리온 베트남법인 매출을 2배로 늘렸다. 2010년엔 1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오리온 베트남법인 매출은 1501억 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840억 원에 이른다.

늘어난 매출만큼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베트남의 최대 제과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초코파이’는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베트남 국민과자가 됐다.

이 사장은 이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베트남 현지 점주들을 다독이며 공격경영을 해왔다. 영업사원도 12명에서 2000여 명까지 늘려 14만 개에 이르는 점주들을 집중관리했다. 이 사장과 영업사원들은 현지 매장을 직접 찾아 청소와 걸레질을 도우며 점주들의 마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이력만큼이나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이 사장의 학력이다. 이 사장은 1977년 배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오리온에 입사한 고졸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동안 재계 내 대표적인 고졸신화 인물은 오비맥주의 장인수 부회장과 최병령 이마트 전 대표가 손꼽혔다. 장인수 오비맥주 부회장은  대경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영업 달인’이라 불리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에게 붙은 별명도 고졸 출신 영업의 달인이란 의미의 ‘고신영달’부터 ‘영달이’, ‘고졸 신화’ 등 다양하다.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도 목포고등학교 졸업 후 신세계 사업부에서 근무하다 2009년 이마트 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경재 오리온 사장 역시 학벌이 아닌 경험과 영업력으로 사장 자리에 올라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이례적으로 ‘맞트레이드’ 형식이라서 더욱 눈길을 끈다. 기존 강원기 사장과 이경재 사장이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 채 업무만 서로 바뀐 것이다. 강원기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베트남법인장으로 임명됐다.

실적 부진 넘어서나

두 사람은 오리온 실적 부진 해결책사로 임명됐다는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강원기 베트남 법인장은 오리온 마케팅팀 차장, 부장을 거쳐 글로벌마케팅 부문장을 지낸 인물이다. 즉, 브랜드 마케팅에 능한 강원기 사장은 베트남으로, 영업에 능한 이경재 사장은 국내로 불러들여서 실적 부진을 타개한다는 것이다.

최근 오리온 국내 매출은 2012년 8207억 원에서 2014년 7517억 원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순이익도 2010년 1664억 원에 달했지만 2014년 52억 원까지 떨어졌다.

베트남법인의 경우도 최근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어 브랜드 마케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강원기 사장을 베트남 법인장으로,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경재 사장을 본사로 복귀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기 베트남 법인장을 통해 오리온을 베트남 시장에서 1위 회사로 완전히 정착시키고, 국내 영업은 강화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오리온 측은 “이경재 사장과 강원기 사장이 보유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안배해 보직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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