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검찰에서 16시간 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고 4일 새벽 귀가했다. 정준양 전 회장은 전날 오전 9시5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이날 오전 2시께까지 조사를 받았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정준양 전 회장을 불러 그가 재임 기간인 2009년부터 지난해 사이 포스코 그룹에서 일어난 각종 비리 의혹에 관여했는지 집중 조사했다.
수사팀은 정준양 전 회장을 상대로 포스코그룹이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 지분을 인수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포스코 그룹은 2010년 3월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시세의 배(倍)에 가까운 주당 1만6331원에 매입한 바 있다. 또 이는 대표적인 부실 인수 사례로 꼽힌다.
이 외에도 정준양 전 회장이 포스코건설이 협력사인 동양종합건설에 사업상의 특혜를 주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수사했다. 포스코와 슬래브 등 철강 중간재를 거래하는 업체인 코스틸에 정준양 전 회장의 인척이 고문으로 재직하며 고문료를 챙겼다는 의혹 등의 사안도 검찰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검찰은 포스코 제철소 설비를 시공·정비하는 협력사인 티엠테크가 일감을 집중 수주한 뒤 수익 일부를 비자금으로 만든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 했다. 또 검찰은 포스코 고위 관계자나 정치권에 비자금 일부가 유입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금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향후 검찰은 정준양 전 회장을 상대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아있음을 감안해 다음 주 초 정 전준양 회장을 다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