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벌어진 두 개의 사건 범인들이 조승희처럼 사건을 기록하고 범죄 직후 조승희를 언급해 유사범죄 우려와 재발방지의 안전장치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A(16)군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목동에 있는 한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 부탄가스통을 터트려 교실 창문과 출입문, 벽 일부가 부서지게 한 후 달아났다.
A군은 사고 발생 후 중학교 부탄가스 폭발 범행 장면으로 추정되는 동영상 2편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렸다.
이후 A군은 범행 8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A군은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올린 이유에 대해 “조승희처럼 뭔가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는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에서는 지난달 27일(한국시간) CBS 계열 지역 방송사인 WDBJ의 생중계 방송 도중 기자 2명이 총격으로 피살됐다. 범인 플래내건은 TV 생방송 시간을 노려 사건 현장을 직접 촬영해 계획적인 살인을 저질렀고 직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해당 영상을 개재하는 등 잔혹함을 보였다.
그는 범행 동기가 담긴 장문의 '자살노트'를 미국 ABC 방송에 팩스로 보냈다. 내용에는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범행 동기로 꼽으며 “조승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두 사건에서 모두 언급된 조승희는 지난 2007년 4월 세계를 경악케 한 ‘미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 범인이다. 그의 총기 난사로 당시 32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어 미국 내 최악의 총기 난사로 꼽히는 사건이다.
남궁기 연세대 정신과 교수는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최근 두 사건 범인이 모두 조승희를 언급했다는 건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며 “먼저 행동 면에서 실제 범행 계획의 모티브가 됐다는 점 심리 면에선 ‘나도 조승희만큼 했다’는 이른바 ‘왜곡된 자기 과시’가 투영돼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런 이들을 최대한 빨리 가려내 내면의 공격성과 분노를 완충해 줄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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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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