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얼굴 내민 영화 ‘돼지 같은 여자’ 이색 어촌 로맨스 눈길
3년 만에 얼굴 내민 영화 ‘돼지 같은 여자’ 이색 어촌 로맨스 눈길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5-09-02 16:53
  • 승인 2015.09.02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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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촬영=송승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영화 ‘암살’과 ‘베테랑’ 등 대작들이 쌍 1000만관객 등원이라는 한국 영화 역사상 진기록을 수립한 반면 한국영화들의 흥행성적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화 ‘돼지 같은 여자’가 3년 만에 관객들에게 모습을 보여 흥행 가뭄을 극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돼지 같은 여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는 한때 갈치 잡이로 흥했지만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서 가난해진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그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세 명의 처녀와 마을 처녀들의 관심 대상인 한 총각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쟁탈전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억척녀로 등장하는 황정음을 비롯해 최여진, 박진주가 학창시절 뒤에서 1, 2, 3위를 사이좋게 다투턴 재화, 유자, 미자로 등장해 시골마을의 풍경과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들의 중심에서는 마을의 유일한 총각, 준섭이 자리 잡고 있다. 이종혁이 맡은 준석은 늘 재화에게 관심을 표현하며 주변을 맴돌지만 결국 유자(최여진 분)를 임신시키며 세 여자의 다툼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종협은 간담회 자리에서 “준섭은 마을의 유일한 총각”이라면서도 “제 캐릭터가 참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겉으로는 좋은 오빠지만 자신의 실수를 천연덕스럽게 아니라고 부인하는 우유부단한 남자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또 그는 유자와 어쩔 수없는 결혼에도 불구하고 부단히도 재화를 그리워하는 철없는 남편의 모습도 함께 그려냈다.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덕분에 준섭과 비밀스럽게 사랑을 키우던 재화는 유자에게 자신의 남자를 빼앗기며 삶의 고통을 키운다. 특히 황정음은 유자와의 껄끄러운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가난과 가족들 때문에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애써 아닌 척 웃으며 삶을 지탱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준섭을 차지한 유자 역시 늘 한눈 파는 남편을 두고 전전긍긍하며 결국 남편에 대한 불만을 재화에게 표출하고 마는 악녀로 돌변한다. 그러나 유자의 마음 한켠에는 남편의 마음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 늘 초초해 하는 모습이 담겨있어 안쓰럽기만 하다.

이 같은 악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묵묵히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그려내 애처로운 현대인의 자화상을 표출해 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장문일 감독은 “‘돼지 같은 여자’는 제가 주변에서 겪었던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태어나고 자란 남도의 주변 이웃들, 누나 같고 작은 엄마 같고 삼촌 같은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라며 “세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의 멜로처럼 보이기도 하고 돼지 같은 여자 ‘제화’의 일생이기도 하고 가족사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가 고민했다. 너무도 힘든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살 수 있게 하는 힘이 무엇을 까 고민하며 그 원천인 ‘생명력’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장 감독은 “200억, 300억 원짜리 예산의 영화들 뒤에는 작은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적은 예산이지만 충무로 최고의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굉장히 어려운 과정 속에서 영화가 탄생했다”며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최근 빈익빈 부익부 형태가 두드러지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안타까움을 전했다.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한편 영화 ‘돼지 같은 여자’ 출연진과 제작진은 이날 극중 재화가 개업한 ‘파도와 삼결살’이라는 가게 콘셉트로 개업식 파티를 열고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비롯해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이벤트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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