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반환점 돈 청와대 비박계 ‘군기 잡기’ 나서
임기반환점 돈 청와대 비박계 ‘군기 잡기’ 나서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08-31 11:07
  • 승인 2015.08.31 11:07
  • 호수 1113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오찬 새누리당 의원 참석-불참자 공개

[일요서울 | 홍준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5년 임기 중 임기반환점인 8월26일을 기점으로 국정운영에 탄력이 붙고 있다. 북측의 ‘목함지뢰’ 도발로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순간에 있었지만 극적인 타협을 이끌며 해빙 분위기로 바뀌었다. 특히나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정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 한반도 긴장상황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덮을 정도로 암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호전되면서 이에 국내 현안에도 자신감을 보일 수 있게 됐다. 당장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 파문으로 불편했던 당청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새누리당 159명 의원 전원을 임기반환점을 돈 이날 초청해 국정운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 일부는 “군기잡기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지만 159명중 138명이 참석하는 등 청와대 부름에 크게 화답했다.

갑작스런 청와대 오찬통보…“정장 가져오라” 법석

새누리당은 지난 8월25일과 26일 양 이틀에 걸쳐 천안 공무원연수원에서 연찬회를 가졌다. 9월 정기국회, 4대개혁법안 그리고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 대비 전략을 짜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총 159명의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중 138명이 참석했다. 첫날 25일 한창 연찬회 뒤풀이 열기가 뜨거워질 무렵 오후 10시가 넘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의원들 앞에 섰다. 8·25남북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과 함께 내일 청와대 오찬이 잡혔다고 통보했다.

1차, 2차 명단 보니
‘참석자’늘고 ‘불참’ 늘고

이에 26일 오전 연찬회 일정은 급하게 바뀌었다. 당초 12시까지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서울상경시간과 12시 대통령과 오찬 시간을 감안해 원내대표실에서는 긴급 알림 문자를 통해 변경된 일정을 모든 의원들에게 보냈다. 조찬(07-08시)→특강(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08-08:20)→결의문 채택(08:20-08:30)→분임토의 결과보고 및 자유토론(08:30-09:20)→청와대 오찬 장소출발(09:30)을 알렸다. 특히나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두 번씩이나 청와대 오찬 관련 정정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준비에 철저를 기했다.


갑작스런 오찬 통보로 의원들 역시 분주해졌다. 당초 정장은 가져오지 않고 파랑색 교육복만 가져왔던 의원들은 비서진에게 천안까지 정장과 와이셔츠를 가져오라고 지시해 의원회관도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문제는 참석 인원이었다.


당초 현 정무수석이 오찬 일정을 통보한 다음 원내대표실에서 참석 인원 체크를 한 명단을 보면 총 참석인원 133명, 미정 6명, 불참 의원이 20명으로 잡혔다.(표참조) 미정 의원은 연찬회 참석을 하지 않은 의원들이 다수였다. 특히 국회법 개정안으로 박 대통령과 전쟁을 치렀던 유승민 의원은 미정이었다가 오찬은 참석했다. 이정현 최고위원과 김태호 최고위원 역시 대통령과 오찬에는 참석했다.


불참 의원은 당초 20여명으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애경사 그리고 개인적인 사유가 있는 인사들이었다. 하지만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이재오, 이군현,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청와대 오찬장에는 불참 의원 중 심재철, 김상민 의원이 참석했고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강기윤, 박윤옥, 한기호 의원은 불참했다. 특히 강창희 의원의 경우 빙모상 중에도 참석자 명단에 들어 있었지만 막판 불참했다.


결국 26일 열린 박 대통령과 오찬 모임에는 총 159명 중 138명이 참석했고 21명이 불참했다. 박 대통령의 남북해빙 분위기에 갑작스런 오찬 통보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박 대통령은 오찬 내내 웃음꽃이 얼굴에 피었고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박 대통령이 나타나자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했다.

‘승기’잡은 집권 여당,
“총선 승리” 자신

박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이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국민들의 안위와 안보를 위해 끝까지 원칙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도는 날 의원 모두 대통령님의 전반기 국정 수행에 높이 평가하고 대통령님이 추진하는 4대개혁을 새누리당에서 반드시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80분 내내 당청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뿐만 아니라 공천 관련 친박 비박 갈등은 전혀 없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오찬통보에)의원 군기잡기냐”, “연찬회장에 왔으면 더 좋았다”는 등 일부 불만이 제기됐지만 시종일관 웃음꽃이 핀 오찬 분위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mariocap@ilyoseoul.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