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최새봄 기자] “요즘 설탕은 달지가 않아요? 전에는 너무 달았었는데”라며 설탕 제조업체에 걸려오는 전화 문의가 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설탕의 농도가 아니라 입맛이다. 거의 모든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 단맛에 내성이 생겨 평소 먹는 단맛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설탕중독은 신체적‧심리적 원인에 의해 단 것을 끊임없이 찾아 먹는 행동으로 정신과 진단명으로 명시돼 있을 만큼 무서운 병이다.
단맛은 뇌 내 쾌락 중추를 자극해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킨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단 것을 먹으면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설탕은 정서불안, 신경증, 심한 경우 환각에 이르는 등 신경 질환을 악화시킨다. 단맛에 길들여지면 더 강한 단맛을 원해 설탕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또 지나친 설탕 섭취는 장 기능 저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은 인체의 가장 큰 면역 기관이자 독성 물질을 걸러내는 곳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장내 세균 증식이 활발해져 정상적인 장의 기능을 해치고 장 점막까지 손상시킨다. 더불어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켜 무기력증, 피로, 비만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당뇨병과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단 음식을 끊으면 손과 발이 떨리고 산만해지거나 무기력증‧우울증까지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 설탕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탄산음료 대신 매실차, 오미자차 등 가정용 웰빙 음료를 마시고 과일‧채소‧곡류에서 천연당을 섭취해야 한다.
또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며 가공식품 구매 시 영양 성분표에서 당 비율을 확인하고 단 음식 먹는 횟수를 조금씩 줄여 설탕중독과 멀어지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한 환자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설탕 등의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된다. 평소와는 달리 자꾸 단맛이 섭취하고 싶다면 혹시 우울감이 증가한 것이 아닌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설탕 섭취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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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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