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소피아 월드컵에서 시즌 최고점수를 기록했지만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세계 정상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를 확인하면서 리우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손연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18.350점) 5위, 볼(18.300점) 4위, 곤봉(18.350점) 공동 4위, 리본(18.300점) 4위를 기록하며 입상에 실패했다.
또 개인종합에서도 72.8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5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지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보다 한층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며 전 종목에서 18.300점 이상을 기록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최고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동메달 경쟁자인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와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서 손연재는 부상으로 기권한 경우를 제외하고 월드컵 대회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한 것은 2013년 이후 2년 만이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손연재에게는 분명 아쉬움이 남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키가 크고 가늘고 긴 팔과 다리를 지닌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선수들과 비교해서 열세일 수밖에 없고 대회가 동유럽 국가인 불가리아에서 열렸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면서도 “무엇보다 손연재의 가장 큰 한계로 ‘오리지널리티 기술’의 부재가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리지널리티 기술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펼친 독자적인 기술이 FIG 문서에 등재되는 경우 해당 선수의 이름을 붙인 기술을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 전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한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와 은메달 3개를 목에 건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 등은 실전에서 한 두가지 실수를 범해도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 기술’을 앞세워 실수를 만회해 최소한 18점대 중반 이상의 점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손연재는 세계선수권이 끝나는 대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리우올림픽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표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연기 난이도를 높이는 방향을 택할지 아니면 2013년 이후 시도하지 않았던 오리지널리티 기술 등재를 추진해 그 기술로 올림픽 무대에 설지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연재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되는 FIG 월드컵 시리즈 마지막대회에 출전해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올 시즌 월드컵 무대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