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보좌진’ 541명 26%수준…22년 근속 기록도
- 국회인턴은 559명… 남성 241명, 여성 318명

이 가운데 ‘여성보좌관’은 40명이다. 의원실당 2인씩 배정되는 전체 보좌관 총 600명 가운데 여성 4급 보좌관은 6.7%에 불과한 것이다. 여성 보좌진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의원비서실 실무를 총괄하는 4급 여성보좌관은 여전히 미흡한 숫자다. 이 밖에 5급 비서관이 91명, 6급 비서 64명, 7급 비서 116명, 9급 행정비서 230명등으로 파악되었다.
여기에 국회인턴을 포함하면 여성보좌진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의원실의 정식 보좌진은 아니지만 국회사무처 계약직 신분의 국회인턴을 포함하면 여성보좌진 숫자는 859명에 이른다. 국회인턴들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의원실의 정식 보좌진은 아니지만 정식 보좌관들과 마찬가지로 의정활동을 실무 보좌하고 있다. 다만 정식 보좌진은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고 국회인턴은 계약직 신분이다. 국회보좌진과 마찬가지로 국회인턴도 경쟁이 치열하다.
국회인턴, 여성이 훨씬 많아
의원실 당 2명씩 배정되는 국회인턴 600명을 포함할 경우 의원실의 보좌진은 사실상 총 2,700명이다. 인턴직원을 포함한 전체 보좌진 가운데 여성 보좌진은 총 859명(31.8%)으로 늘어난다. 지난 8월 19일 기준으로 국회사무처가 파악한 국회인턴은 총 559명(정원 600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이 241명(43.1%), 여성은 318명(56.9%)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식 보좌진과는 달리 국회인턴의 경우에는 여성인턴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이같은 숫자를 감안해 보면, 여의도 정치권 주변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 드러나지 않게 여전히 남아 있는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존재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성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다. ‘천장'이란 말은 승진을 방해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공식적인 정책 등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릇된 사회적 풍토 때문일 것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의원실 보좌진들을 직급 구분없이 흔히 ‘비서’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직급별로 직위가 분명히 다르다. ‘보좌관’은 4급 별정직 공무원, ‘비서관’은 5급 별정직 공무원이다. 6급 이하 비서진들은 보통 비서로 통칭한다. 국회 보좌진의 임용 법적근거인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직급 구분이 명확히 있다. 행정부로 치면 5급 비서관은 사무관, 4급 보좌관은 서기관 대우를 받는 것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첫 직급이 5급 사무관이다.
조직관리, 기자들과 폭탄주
의원회관에서는 의원의 임기인 4년마다 신분이 불안한 별정직 신분인 보좌관이 공무원 연금 수급권이 되는 20년을 버티면 전설이 된다. 그런 와중에 22년이나 버틴 여성보좌관 출신이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비서협회 회장직을 맡은 이민경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임기 4년에 불과한 의원을 보좌하면서 장기근속한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여성 보좌진이라고 해서 근무여건은 남성에 비해 다를 바 없다. 정책질의서와 법률안 준비 등 정책보좌만이 아니다. 지역구에서 접수되는 수많은 민원들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는 당원과 대의원 등 조직관리도 한다. 후원회 등 정치자금 관리도 해야 한다. 총선승리를 위한 선거전략도 수립한다. 때론 야근도 해야 한다. 당직자와 정치부 기자들과 어울리며 가끔은 폭탄주도 마신다. 보좌하는 의원의 의정활동 홍보와 정치적 성장, 총선승리를 위한 일상이다.
현직 여성보좌진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남성 보좌진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변호사는 물론 언론사 정치부 기자 출신도 있다. 학창시절 총학생회장이나 학생회 간부를 역임했거나 학생운동권 출신들도 있다.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에 몸담았거나 시민사회단체에 활동했던 여성도 있다, 연구원 출신도 있고, 방송사 리포터 출신의 여성보좌관도 있었다. 출신과 경력에 차별은 없다
여성보좌관에서 현역의원으로
아쉬운 점은 여성보좌진 출신의 현역의원이 거의 없다는것이 현역 여성의원들의 세부이력을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19대 국회 여성의원 가운데 보좌관 출신은 보기 드물다. 국회 보좌진 경력이 있는 남성 현역의원들은 여·야를 통틀어 대략 20여 명이 넘는다. 여성의원 가운데는 당직자 출신이 많다. 정당의 부대변인, 국장 등 당직을 맡다가 비례대표 후보공천을 받거나 지역구를 맡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다는 경우가 많다.
여성 국회의원들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약간 정체를 상태다. 지난 13대 국회시절 여성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 이후 총선때마다 그 숫자가 증가했다. 14대 국회에는 8명, 15대 국회 12명, 16대 국회 21명, 17대 국회 43명, 18대 국회 47명, 19대 국회에도 47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의원 숫자는 점차 늘어났지만 전체 의석수의 15.6%에 불과하다.
사회적, 정서적, 제도적 이유 등으로 미약한 여성의 정치진출을 늘리기 위해 각 정당이 당헌·당규에 반영하는 등 여러 제도를 마련했다. 총선과 지자체 선거 등 공직선거시 후보공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여성 가점제도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여성 보좌진 출신들이 현역의원으로 진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목 보좌관>

김현목 보좌관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