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검찰이 필로폰, 대마 등의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하고 마약류를 판매·공급한 이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19일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집중적으로 마약사범에 대한 단속을 벌인 결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16명을 구속 기소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단순 구매 또는 투약 사범보다 판매 사범과 중간 알선책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을 벌였다. 투약사범의 경우 집단으로 투약하거나 오남용 하는 상습·재범자 위주로 단속했다.
검찰은 이들 중 LA에 거주하며 멕시코 범죄조직에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추방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모(23)씨를 구속기소 했다.
홍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16일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외국인들로부터 필로폰을 공급받아 친구 등에게 판매하고 본인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홍씨는 국내 필로폰 유통의 최상위 공급 사범으로 드러났다. 홍씨의 SNS에는 LA 소재 무기밀매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문신, 총기류 등 사진이 다수 게재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외 범죄조직의 마약류 밀수 개입 여부에 대해 추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엔터테인먼트 회사 팀장의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가 포함된 걸그룹 가수지망생들에게 강압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한 정모(33)씨도 구속기소 했다.
정씨는 걸그룹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트레이너 팀장으로 지난해 8월말부터 같은 해 11월19일까지 대마초를 구입해 소속 가수 지망생 A(16·여)씨 등 4명에게 모두 8회에 걸쳐 대마초를 제공하고 함께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해당 사실을 알게 된 가수지망생 부모들의 항의를 받자 자수했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는 미국에서 대마초를 접한 것을 계기로 가수지망생들에게 '가수 생활을 하려면 필요하다'며 대마초 흡연을 강권하고 이를 거부하면 '왕따'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단속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수년간 신종마약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과 중국, 북한 등에서 밀수입되는 필로폰 등 저가 마약의 영향으로 필로폰, 대마초 등 전통적인 마약류에 대한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해외사이트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밀수입하거나 인터넷 주문 및 택배 송달을 이용하는 '비노출·비대면 거래' 방식이 성행하는 등 마약류 유통구조도 실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외국인이나 재외교포, 유학생 등 국외 거주 경험자들에 의해 국내로 유입된 마약이 내국인에게 저가에 공급되면서 사회 전반에 마약류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내 마약류 공급사범과 상습투약자를 지속적으로 단속해 발본색원함으로써 밀수·공급 및 투약사범 간의 불법적인 마약류 유통구조를 차단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