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도전이다. 시련과 병마 앞에서
삶은 도전이다. 시련과 병마 앞에서
  • 박찬호 기자
  • 입력 2015-08-17 11:44
  • 승인 2015.08.17 11:44
  • 호수 1111
  • 6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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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기자가 만난 사람들] 정광섭 작가

시련 앞에서, 병마 앞에서 바라만 봐야하는 현실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많은 이들이 세상살이가 갈수록 힘겨워진다며 한숨을 쉬곤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고난과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삶은 아름답다. 특히나 가족의 존재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하다. 정광섭 저자의 <아빠와 딸>은 이 힘겨운 현실이 주는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작은 온기와 위로를 전하는 내용이다. 저자의 인생역정을 기반으로 삶의 크고 작은 굴곡, 그 울림을 한 편의 소설에 감동적으로 담아낸 저자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아무리 외롭고 힘겨워도, 그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멀리에 있든 가까이에 있든, 가족이 있는 한 세상은 나 자신의 편이다. 최근 <아빠와 딸>이란 소설로 출판계에 화제가 되고 영화와 드라마 소제로 제안을 받고 있는 정광섭 작가를 만났다.


- <아빠와 딸>을 소개해 주십시오.
▲ 우리 사회에 아들과 딸들이 어떤 불행에 처했을 때 등댓불처럼 묵묵히 지켜주는 이는 결국은 부모님이고 그러한 현실의 아픔까지도 끌어안고 싶어 하는 것도 부모님의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표현한 내용입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운명을 통해 이 시대의 고통과 비참함에 대해 ‘사랑’이라고 봅니다. 사랑의 부재가 당연시되는 시대. 각종 불화와 광기가 맞닥뜨려 이 시대엔 아픔도 그 절망의 목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저 자신의 실화를 담담히 이야기하며 이 불변하는 시대를 극복하고자 그 대안으로서 아버지의 사랑, 즉 사랑의 이름으로 가장 존귀한 부모의 사랑을 집필했습니다.

- 아빠의 든든한 위로 스토리가 소설에서는 어떤 스토리로 전개가 되나요.
▲ 100일도 안된 딸아이가 저의 집 앞에 버려집니다. 저는 그 때 주요 요시찰 인물로 청송 교도소 있었고 그러니 그 아이를 책임질 수도 없는데 어머님이 아이를 받아 들여 줬고, 제가 교도소에서 3년 6개월 만에 나왔을 때는 아이는 3살이 되어 있더라 구요. 그 아이와 지금까지 제가 지켜 가면서 키웠는데 아이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우울증이 심하게 왔어요.
저는 또 다른 제목의 소설을 쓰고 이었을 땐대 잠시 소홀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이 이상하면서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아이에게 달려가 보니까. 아이가 혼수상태에서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제가 119를 부르고 병원 응급실의 중환자실에 입원 했습니다. 아이는 당시 대학에서 재즈 발레를 전공 했는데 아이가 중환자실에서 40일 만에 나왔을 때는 간이 안 좋아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시한부 인생을 판정이 났습니다. 저는 조직검사를 통해 아이에게 줄 수 없는 우엽 70퍼센트와 좌엽 30퍼센트의 간 크기로 판정 났습니다. 70의 간을 주고 나면 30의간도 부분적으로 자연적인 노화현상이 있기 때문에 수술 후 저도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정이었습니다. 저는 살만큼 살았으니 아이를 위해 수술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죽을 수 있는 수술은 안 된다고 했고 결국 수술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수없이 자살을 시도 했어요.
그때 제가 딸아이 한때, 조금만 아빠한테 시간을 다오 내가 너와 나의 글을 쓰고 싶다 그 소설을 보고 그 때 결정해라 그 때는 아빠가 막지 않는다 그래서 탄생한 소설이 <아빠와 딸>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들의 반응은?
▲ 주로 힘내라고요. 또한 자랑스러운 아빠라 구요. 그래서 또 지난 과오를 딛고 이렇게 열심히 작가의 길을 가시니까 주요 독자는 딸 또래의 대학생과 어머니가 많더 라구요. 책을 읽은 후 격려하는 내용과 앞으로 더 좋은 소설을 기대 한 다구요. 이렇게 하는 격려의 글들이 많이 옵니다.
저는 아들과 딸이 읽고 부모에게 전하고 부모님이 읽어보고 자식에게 선물하는 그런 책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 영화, 드라마 소재로 좋은 내용인데 혹시 제안 받으셨는지요?
▲ 인생역정을 기반으로 삶의 크고 작은 굴곡, 그 울림을 한편의 감동적인 소설로 담아 낼려고 한 내용이 시각적인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서 괜찮게 본 것 같습니다.
이제 책 나온 지 한 삼 개월 됐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기회가 몇 군데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아직 불투명합니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계약 까지는 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좋아하는 작가나 영향 받은 작가는?
▲ 청송교도소 3년 동안 3000여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주로 소설과 특히 역사소설을 읽었습니다. 민족과 역사를 떠난 문학은 존재할 수 없다고 역설하며 스스로 민족을 주제로 하는 역사 소설을 쓴 박종화선생의 <삼국지>와 도시적 감수성, 섬세한 심리묘사, 국적인 사건 설정 등의 덕목을 갖춘 대중 소설을 통해 소설의 대중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확대한 최인호선생의 소설들 신경숙 선생의 여러 소설들 중 외딴방은 저에게 많은 도전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미국작가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는 문명의 발달을 인간성에 속임수로 보고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견결한 문체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설들이 제가 글쓰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 향후 집필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딸하고 병원생활을 한 1년 정도 한 시점어서 딸아이 대학교 친구가 우연히 아이의 입원 소식을 듣고 찾아왔어요. 딸아이는 그 친구에게 자신의 현실적으로 초라한 몰골, 시한부 인생 이런 현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나 봐요.
그 때 그 남자친구가 딸아이의 손을 잡아 주면서 힘내자, 절망하지 말자, 그러면서 저한테 하는 말이 “아버님 보경이 처녀귀신 만들 겁니까?”
그렇지 않으면 저한테 보내 주세요. 죽든 살든 제가 보경이하고 운명을 같이 하겠습니다. 그래서 두 달 전에 눈물의 결혼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축하객도 울고 저도 신랑 신부도 울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를 시집보내고 집에 와서 우연히 베란다를 여는데 하늘이 유난히 너무 맑아요. 저녁이었는데, 달도 그날따라 둥글고 별도 유난히 반짝이었는데 달은 별빛을 받아서 빛나는데 별은 홀로 반짝이고 있는 거예요. 그때 문득 영감이 떠 오르더라구요. ‘아 그래’ 주인공이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별을 품은 사랑> 이 제목으로 소설을 쓰자.
그래서 우리 딸의 남자친구가 “아버님, 보경이 저한데 주세요”한 이 사랑이 소설의 실질적인 내용이 되고 나머지는 픽션으로 한 딸의 절실하고 간절한 사랑을 한번 그려보려고 합니다.

인간은 태초의 사랑을 안고 커다란 사회라는 동그라미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그곳에서 여자와 남자는 사랑을 배우고, 때로는 그 사랑을 품에 안는 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깊은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는데도 아름다움으로 발산돼 가슴에 남은 상처를 추억과 그리움으로 혼동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콘크리트 도시와 삭막한 생존경쟁의 극한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는 고전적인 질문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정말 묻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인간이 엮어가는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라고 말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chanho227@ilyoseoul.co.kr 

박찬호 기자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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