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 전산 통합 ‘하나·외환카드’
[소비자고발] 전산 통합 ‘하나·외환카드’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8-17 10:18
  • 승인 2015.08.17 10:18
  • 호수 1111
  • 4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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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한도 줄었단 소비자 불만↑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하나카드와 외환카드의 전산통합 과정에서 생긴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한 모습이다. 기존에 제공되던 혜택은 줄고, 새로 부여된 한도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하나카드 역시 통합 전보다 혜택이 줄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카드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품을 출시할 때와는 달라진 조건에 대해 소비자 우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카드사들은 혜택을 받기 위해 전월 실적 기준을 높이는 경우도 있어 꼼수논란까지 일고 있다.

비용 증가·실적 하락에 부담 떠넘겨
삼성·현대·국민·롯데 등도 마찬가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KEB하나’로 통합은행명을 확정하고, 오는 9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두 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 과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전산시스템 통합이 이뤄진 하나카드와 외환카드에서 불거진 잡음이 여전한 탓이다.

앞서 하나카드와 외환카드는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중지되거나 카드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콜센터로의 연결이 어렵고, 사용한 금액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는 등 불편이 발생한 것이다.

한 소비자는 “만약 500만 원 사용금액 중 선결제로 200만 원을 사용했을 때 300만 원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400만 원이 남아있다든가 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며 “각자 사용 내역을 꼼꼼히 살피고, 결제금액과 정산금액도 자세히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카드 혜택 축소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외환카드의 ‘외환2X알파카드’는 할인 내역 문자서비스 미제공, 할인 한도 축소 등 혜택이 줄어든 상태다.

기존에는 전월 실적 25만 원 이상 사용 시 할인한도로 1만5000원이 제공됐지만 현재는 1만 원으로 줄었다. 전원 실적 50만 원 이상의 경우에도 3만 원에서 2만 원으로 줄었고, 100만 원 이상은 6만 원에서 4만 원의 할인한도만 제공된다.

신판 매출의 0.2%~0.4%를 적립해주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와 CGV콤보세트 무료제공 서비스도 중단됐다. 최근에는 할인 내역 문자서비스도 제공되지 않게 됐다.

통합 전 하나카드 역시 ‘클럽SK카드’의 주유, 통신비 할인혜택이 줄어든 바 있다.

이에 기존 가입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기존 혜택을 줄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이 같은 현상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본격화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하나카드’가 된 후 당기순이익은 통합에 대한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당기순이익 360억 원이었다. 그러나 통합에 따라 실적을 합친 후에는 19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카드가 비용 증가, 실적 하락에 따른 부담을 카드 혜택 축소로 해결하려 한다는 의심으로 이어진 배경이다.

금감원 나선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측은 “카드 혜택 축소와 통합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의 한 관계자는 “지적을 받은 ‘외환2X알파카드’의 할인 내역 문자 서비스는 일시적으로 빠졌던 것”이라며 “‘모비박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할인 내역 문자 서비스는 2X알파카드에만 제공됐던 서비스지만 모비박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른 카드로의 확대 적용이 실시되고 있다”며 “기존에도 유료 문자 서비스를 신청했을 때 적용됐던 서비스였던 만큼 오히려 한도 제한 없이 서비스 범위가 확대됐으며 통합과는 무관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없다.

하나카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카드 뿐만 아니라 카드업계 전반에 이 같은 현상이 잇따르고 있어 업계 자체의 문제로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CJ ONE 삼성카드’에서 결제 금액의 5%가 적립되던 것을 0.5%로 줄였다.

또 내년 1월부터는 ‘라움 오’, ‘플래티늄’ 카드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주말과 공휴일 롯데호텔 월드점 발렛파킹 무료서비스를 중단한다.

‘SK에너지 삼성카드 4’의 SK주유소 리터당 100원 결제일 할인(청구할인)도 리터당 65원 결제일 할인으로 변경됐다. ‘S-OIL 삼성카드 4’의 리터당 100원 결제일 할인 혜택을 내년 1월부터 70원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현대카드도 내년 2월부터 ‘현대오일뱅크-현대카드M’ 카드의 주유서비스 할인 금액을 리터당 100원에서 70원으로 줄인다.

KB국민카드는 지난 8월부터 베니건스에서 KB국민카드 포인트리로 결제 시 1회 최대 4만원 할인되던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서 5월에는 정상가의 10~60% 할인되는 ‘공통서비스 R티켓’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 ‘프로페서 카드’의 주유할인 혜택은 내년 2월부터 축소될 예정이다. 전월실적이 90만 원 이상일 경우 제공하던 GS칼텍스 주유시 리터당 100원 할인혜택이 중단된다. 대신 전월실적 60만 원 이상 90만 원 미만에 제공하던 리터당 60원 할인과 동일한 혜택으로 조정됐다.

롯데카드는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구도일 +100 롯데카드’는 이용실적에 따른 S-OIL 주유포인트 적립 혜택을 강화됐지만 사실상 전월실적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당 카드는 연회비가 5000원에서 1만 원으로 올랐고, 비자브랜드도 1만 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랐다. S-OIL에서주유하고 적립됐던 포인트도 전월 실적에서 제외돼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제휴업체의 폐업 등을 핑계로 고객들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시키는 꼼수를 더 이상 부리지 못하도록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영업 관행 개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카드사들의 부가서비스 제휴업체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제휴사들의 정상영업 확인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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