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적 매도 물량 누적은 제한적 상황
외국인 매도 압력 부담은 점진적 소진
환율의 변동성 축소, 저점 영역에 위치한 각종 지표들을 감안해 볼 때 외국인의 매도세는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의 지분율도 2010년대 최저 수준인 만큼 지분율의 회복이 시도될 수 있을 듯하다. 외국인 지분율 확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공격적인 지분율 확대가 나타났던 업종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6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매도 우위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6~7월 양 월간 외국인은 KOSPI 시장에서 -2.85조 원을 순매도 했다. 그 중 국내 증시 대표 업종인 전기전자 업종과 유통업종에 -2.52조 원의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FOMC 일정을 전후로 외국인의 태도 변화의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매수세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6월 이후 지속되던 매도 공세가 확연히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 증시에 있어 외국인의 지수 방향성에 대한 영향력은 상당히 강하다.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는데다 추세적인 매매 스타일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수세 형성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는데, 최근 증시 주변의 상황들을 살펴 보면 외국인들의 매수세 형성을 기대해 봄직하게 만드는 모습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첫째, 7월 FOMC 이후 원/달러 환율이 2011년 이후 고점 영역에 점근한 뒤 상승 탄력(변동성)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단기에 빠른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의해 유발됐던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일정 부분 경감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환율은 방향성과 레벨 등 여러가지 관점에서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환율의 변동성 또한 외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안정적인 환율 추이 전제되는 것(변동성 축소)이 외국인 매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환율의 변동성이 고점 형성 후 하향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전환되는 경우를 과거 경험들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둘째,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증시의 가격 자체가 상당히 싸진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수준에 접근했다는 점이다. 현재 KOSPI 의 수준이 2011년 이후 형성된 박스권을 기준으로 그리 낮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은 사실이나, 외국인의 눈에 비치는(환율이 고려된)한국의 주가지수라고 볼 수 있는 MSCI KOREA 달러 기준 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2011년 이후 형성된 박스권의 하단부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셋째,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충분히 낮다고 볼 수 있는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는 점이다. 언론 등을 통해서도 외국인 지분율 하락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34.5%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한 KOSPI 시총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하락한 결과 현재 31%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 현재 수준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사실 IT 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극단적인 위기 상황들을 제외하면 2000년대 이후 최저)에 도달해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지분 축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KOSPI 시장에서의 외국인 현물 시장과 유사한 추이를 형성하면서 시장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한 시그널을 제공하는 선물 시장 외국인도 살 펴볼 필요가 있다. 현물 시장의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최근 매도세를 지속했지만, 누적 매도 규모가 이미 경험적인 최대 매도 레벨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추가적인 매도 물량의 누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상의 모습들을 종합해 볼 때, 외국인의 매도 압력에 대한 부담은 점진적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상의 논의대로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형성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면, 향후 이들이 복귀하는 과정에서 어떤 업종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외국인 지분율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았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외국인 지분율 수준이 바닥권에 위치한 만큼 향후 복귀 과정에서 지분율의 회복도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각 업종에 대해 보유 시가총액 비중을 KOSPI 지수의 지분율 상승 이상 혹은 이에 준하는 강도로 끌어 올리며 순매수 하는 경우 해당 업종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2011년 하반기 이후 외국인이 추세적인 매수세를 형성했던 구간은 약 4차례 존재한다. ① 2011년 12월~12년 4월 / ② 2012년 7월~9월 / ③ 2013년 7월 ~9월 / ④ 2014년 3월~9월/ ⑤ 15년 1월~5월)이 각각의 기간에 지분율 상승이 진행된 모습들을 살펴보면, 우선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의 지분율 상승 폭이나 상승 확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업종 가운데서는 통신업종과 건설업종에서 총 5회 모든 구간에서 지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강한 순매수가 나타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기전자 업종도 총 4번의 구간에서 지분율이 KOSPI 시장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증권, 화학, 유통, 운수장비 업종 등도 전반적으로 지분율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이 중 통신업종에 대해서는 최근 외국인들이 KT 와 LG 유플러스 등에 대한 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당사 통신 업종 담당 최남곤 연구원은 ARPU 의 상승과 마케팅비용 절감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 통신 3사간 경쟁 상황이 현 수준 이상으로 크게 과열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 등을 근거로 긍정적인 하반기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고에서 언급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 형성 시 선호도가 높은 업종이라는 점과 향후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