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롯데 지배구조 ‘수수께끼’
복잡한 롯데 지배구조 ‘수수께끼’
  • 박시은 기자
  • 입력 2015-08-07 16:18
  • 승인 2015.08.07 16:18
  • 호수 1110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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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L투자회사’ 정체 드러나나

 

▲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 등 대기업 소유구조 관련 당정협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롯데그룹이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각종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복잡한 지배구조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집단 중 지분구조가 가장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제조·서비스 업종 계열사 소유구조가 한·일 국경을 넘나들며, 400개가 넘는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전체 그룹 주식의 2.41%에 그친다. 또  한국 내 금융회사들에도 영향력이 퍼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의문의 L투자회사, 광윤사에 대한 정체는 더욱 궁금증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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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거미줄 순환출자 고리로 유명하다. 현재 롯대그룹은 2013년 9만533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416개로 줄인 상태다. 계열사 간 합병과 지분이동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 계열사와 엮인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고리는 복잡함 그 자체다. 롯데그룹은 대기업집단 전체 순환출자 고리수인 459개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분구조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사이에서 벌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정체불명의 L투자회사와 광윤사,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기업, 광윤사 등이 일본회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본에서 비상장회사로 돼 있으며 호텔롯데의 지분 99.2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L투자회사들은 호텔롯데 지분 72.65%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몸통으로 지목된다.

L투자회사는 1번부터 12번까지 존재한다. 이 중 2번 투자회사의 주소지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택으로 드러났다.

또 12곳 중 10곳은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기재돼 사실상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장악했다는 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표이사였던 8곳엔 공동 대표로 기재됐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던 2곳에는 단독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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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롯데그룹 대부분의 제조·서비스 업종 계열사 소유구조는 한·일 국경을 넘나들며 형성돼 있다.

한국 내 금융회사들에도 알게 모르게 롯데그룹의 영향력이 다수 퍼져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 3사인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모두 일본 롯데그룹의 L투자회사들이 소유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가 아닌 BNK금융지주의 경우에도 롯데그룹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 중이다.

때문에 롯데그룹은 일본기업이라는 정체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주인이 일본 계열사로부터 지배를 받는 정황뿐만 아니라, 호텔롯데의 분기보고서에도 ‘외국인투자법인’으로 표기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반해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가 안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그룹 주식의 0.05%만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가를 모두 합쳐도 지분율은 2.41%에 불과하다.

낮은 지분과 수백개의 순환출자로 계열사를 지배해온 탓에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롯데그룹 측에 일본 계열사에 대한 세부 주주현황 등의 자료와 일본 L투자회사에 관한 주요 경영정보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seun897@ilyoseoul.co.kr

박시은 기자 seun89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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