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휴지통 [제867호]
사건휴지통 [제867호]
  •  기자
  • 입력 2010-12-07 13:53
  • 승인 2010.12.07 13:53
  • 호수 867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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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도발 못참고, 흥분도 못참아 결국 경찰서행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경기 동두천시의 한 식당. 주인 김모(50)씨가 TV를 지켜보며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때마침 TV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특수부대 출신인 데다 접경지역에 사는 특수성 탓에 김씨는 이번 도발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얼큰하게 술이 취한 김씨는 급기야 ‘북한으로 가서 김정일을 죽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식당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와 다짜고짜 길가에 서 있던 1t짜리 택배 트럭에 올라탔다. 이어 운전사를 위협해 내리게 한 뒤 차량을 빼앗아 무작정 북쪽으로 운전했다. 김씨는 5∼6km 떨어진 동두천시 광암동에서 접촉사고를 낸 뒤 택배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어 택시를 타고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 택시운전사는 30여 분을 달려 경기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에 김씨를 내려놓았다.

김씨는 1시간 넘게 민통선을 찾아 헤매다 결국 추위를 못 이기고 근처 농가에 몰래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 날 오전 집 주인에게 발각된 김씨는 직접 근처 파출소로 가서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북한의 도발에 화가 나 술김에 그랬던 것 같다”며 후회했다.

연천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 민통선 까지는 잘 갔는데 그만 추위 때문에…



▶ 남장여자는 어느 유치장에?

경찰이 여장 남자 수배범을 어느 유치장에 입감시켜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수배자를 ‘독방’에 가두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달 23일 새벽 5시쯤 광주 북부경찰서 역전지구대는 신암동 노상에서 ‘누군가가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서 오모(30)씨를 붙잡은 경찰은 오씨의 인적사항을 조회하던 중 오씨가 아동 폭행 혐의로 전북경찰청에서 수배가 내려진 A급 수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씨를 유치장에 수감하기 위해 북부경찰서로 연행했지만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 당시 오씨는 짧은 치마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장’ 상태였던 것.

경찰은 오씨가 주민등록상 남성이기 때문에 남자 유치장에 입감하려 했지만, 오씨는 “내 모습을 보면 모르겠냐”며 남자 유치장에 들어가길 완강히 거부했다.

결국 경찰은 오씨를 ‘독방’에 수감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오씨도 “독방이라면 괜찮다”며 흔쾌히 유치장으로 들어갔고 경찰은 다음날 오전 오씨를 무사히 전북경찰청에 인계했다.

- 이젠 유치장도 남성, 여성, 양성 세 개로 나눠야할 시대



▶ 신체 주요 부위 지퍼에 끼어 소방구조대 출동

바지 지퍼에 신체 주요 부위가 끼인 20대가 의료진과 119구조대의 도움 끝에 문제를 해결했다. 진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1분께 경남 진주시 칠암동 경상대학병원 응급실로부터 구조출동을 바라는 신고가 접수돼 현장으로 향했다.

바지 지퍼에 신체 주요 부위가 끼인 A(20)씨가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병원에서도 해결이 불가능했기 때문.

A씨는 병원 측의 국소마취 이후 절단기 등 전문 소방구조장비가 동원된 뒤에야 바지 지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약간의 상처는 입었지만 신체 주요 부위의 기능에는 별 이상이 없어 A씨는 간단한 응급치료 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통증이 심해 국소마취 후 구조한 경우”라며 “비슷한 사례로 반지가 심하게 꽉 낀 경우에도 통증이 심해 병원에서 국소마취 후 구조 처리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 이거 119를 부르기도, 그렇다고 안 부르기도 거시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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