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최새봄 기자] 한국 영화로는 드문 무협 액션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오랜 기다림 끝에 공개됐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한국 영화에서 드문 무협 액션 장르로 제작 초부터 화려한 배우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영화사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고려 무인시대 배경이며 장르적으로 정통 무협을 표방했지만 기존 사극과는 차별화했다.
칼이 곧 권력이며 지배하던 시대 고려 말에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풍진삼협(풍천, 설랑, 덕기)은 왕을 꿈꿨던 덕기의 배신과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영화다.
영화 ‘협녀’는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이준호 등 모든 배우가 힘 있는 칼 액션 연기뿐 아니라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였고 마지막 장면에 슬로 모션으로 시간의 정지를 표현했다. 또 한국형 무협 영화를 잘 담아냈고 특히 칼의 움직임과 세 칼의 소리 하나까지 섬세하게 연출했다.
특히 덕기(이병헌)와 설랑(전도연)이 부딪히는 장면은 서로에 대한 지독한 사랑과 냉정, 분노, 복수의 감정으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협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서 멜로드라마라는 연장선에 인물들을 배치시켰다.
‘협녀, 칼의 기억’은 박 감독이 전도연과 두 번째 인연을 맺었던 ‘인어공주’ 촬영 당시 구상한 작품이다. 당시 중국 소설 ‘사조 영웅전’을 읽고 소설 속 여검객에 매료돼 영화 ‘협녀’를 구상했다. 지난 2004년 당시 처음 이야기했던 ‘협녀’는 8년이 지난 2012년 ‘협녀, 칼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시나리오로 전도연에게 전달됐다.
데뷔 이후 첫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 전도연은 월소의 날렵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섬세한 눈빛 연기, 맹인이 된 후 절제된 감정, 모성애와 연민 등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눈을 잃은 후 눈 깜빡임 없이 액션을 소화해 눈물보다 진한 감정을 칼에 담아냈다.
전도연은 액션 연기와 맹인 검객 역에 대해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월소가 설이를 홍이로 키우려고 결심하면서부터 감정이 거세된 채 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절제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영화를 처음 본 소감에서도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완성본을 보고 나니 부끄럽다”며 “스스로의 감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도연과 연기 호흡을 함께 하며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던 김고은은 영화를 위해 거의 1년 정도 액션 연습을 했다. 극 중 홍이 역을 맡은 김고은은 고소공포증이 없어 대역 없이 훌륭한 와이어 액션을 95% 이상을 직접 소화했다.
김고은은 “와이어를 많이 탔는데 제가 고소공포증이 별로 없다. 그 얘기를 들은 무술감독님이 와이어 한 번 탈 때마다 500원씩 내고 타라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영화에 짧게 등장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수빈에게 ‘협녀’에서 풍천의 이름이 많이 불린 소감을 묻자 “영화 내에서 이름이 굉장히 많이 나왔던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전체적인 영화 베이스에 깔려있는 모티브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었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영화 ‘협녀’는 칼 액션, 공중 액션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액션을 선보였다. 박 감독은 세 칼의 소리 하나마저 디테일하게 표현했으며 무협이라 생각하지 않고 멜로의 연장선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표정과 칼의 감정이 진하게 느껴지는 한국형 무협 액션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은 오는 8월 13일 개봉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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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봄 기자 bombom519@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