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동아시안컵 여자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윤덕여호가 이끄는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조소현과 전가을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짜릿한 2-1 역전승을 이뤘다.
2008년 일본과의 경기에서 3 - 1 역전승 이후 두 번째 역전승을 만들어 내며 피파랭킹 17위 여자축구대표팀이 피파랭킹 4위의 강팀인 일본을 껐었다.
윤 감독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끈끈한 팀워크와 강인한 정신력 활용"이란 말처럼 후반전 뒷심, 정신력으로 일궈낸 승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표팀은 정설빈을 원톱으로 세우는 4-2-3-1 전술을 활용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이민아(현대제철)가 정설빈의 뒤를 받치는 스트라이크로 나섰고 좌우 날개로 이금민(서울시청), 강유미(KSPO)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또 컨디션 난조로 중국전에 결장한 조소현(현대제철), 권하늘(부산상무)가 허리를 담당했고 포백 라인은 김수연(KSPO), 김도연, 임선주, 김혜리(이상 현대제철)가 나섰다. 골키퍼에는 중국전 부상에서 회복한 김정미(현대제철)가 골문을 지켰다.
경기초반 대표팀은 일본에게 전반 30분 선제골을 내줬다. 나카지마 에미(고베 아이낙)의 중거리 슈팅이 박스 안에 있던 권하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김정미가 막고 있는 골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기후반 대표팀은 기적을 만들었다. 후반 9분 골문에서 약 40m 떨어진 지점에서 볼을 가로 챈 조소현은 단독 질주해 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조소현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골문 구석을 가르는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골 이후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심서연(이천대교여자축구단)의 등번호 4번이 적힌 유니폼을 받아 세리머니를 펼쳤다.
앞서 심서연은 지난 1일 중국과의 1차전 오른 무릎이 돌아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후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통보를 받고 홀로 지난 4일 귀국길에 올랐다.
동점골을 터트린 이후 끈질기게 일본 골문을 공략했지만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정규시간 90분 지나고 주어진 추가시간은 4분 ‘이대로 경기가 끝나겠다’는 찰나 전가을이 찬스를 살리며 슛을 성공시켰다.
전가을은 골문 왼쪽 프리킥 찬스가 나자 직접 나섰다. 추가시간 1분여를 남겨두고 전가을의 오른발에서 벗어난 볼은 궤적을 그리며 골네트 구석으로 정확하게 들어가 상대 골대를 흔들었다. 추가시간 역전 결승골이 터지며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전가을은 "개인적으로 골을 넣어서 기쁘기 보단 팀을 살려서 기분이 정말 좋다. 북한전서 몇 분을 뛰더라도 제 몫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소현은 "부득이하게 먼저 간 서연이를 위해 우리가 무언가를 해줘야겠다고 얘기를 나눴다. 먼저 골을 넣는 사람이 세리머니를 하자고 했는데 하고 싶었던 내가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동아시안컵 여자부 우승은 오는 8일 한국과 북한의 최종전에서 갈리게 됐다. 한국이 이기면 우승을 차지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경우에서는 북한이 트로피를 들어올린게 된다.
북한과의 역대 전적으로 미뤄봤을 때 15번 맞붙어 한 차례씩 이기고 비겼을 뿐이다. 나머지 13경기는 모두 패했다. 2006년부터는 8연패 중으로 절대 열새지만 강팀 중국과 일본을 차례대로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만큼 우승이 먼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유진 기자 oyjfox@li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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