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UFO 소동
다시 불붙은 UFO 소동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0-11-22 14:03
  • 승인 2010.11.22 14:03
  • 호수 865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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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다” vs “또 호들갑”
(위부터) 중국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중국 내몽골 자치구 상공에 UFO가 발견돼 일시적으로 공항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영국 현지 언론들은 지난 5일 영국 요크셔 지방에서 세 개의 노란 조명을 띠는 삼각형 우주선이 사라지는 장면을 현지 학생들이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 또 UFO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전 중국의 한 공항에 UFO가 나타나 항공기 착륙이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온데 이어 지난 7일에는 영국 북부 스카버로에서 UFO가 목격 됐다는 보도도 있었으며 10월에는 미국 각지에서 UFO 목격담이 나와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한 때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UFO 소동이 얼마간 잠잠해지는가 하더니 다시 화려하게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외계인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호들갑에서부터 단순한 자연 현상이나 착시라는 주장까지 다양한 해석이 분분한 최근의 UFO 소동을 짚어봤다.

UFO는 미확인비행물체(Unidentifie d Flying Object)의 약자로 웹스터 20세기 사전은 ‘UFO란 1947년 이후부터 자주 보고되는 미확인의 비행물체들로서 높이와 속도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날아다니고, 자연현상, 환각, 비밀병기, 또는 외계에서 날아온 우주선으로 추정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UFO라는 단어가 공식적으로 쓰인 것은 1947년 6월 24일, 미국의 민간조종사 케네스 아놀드가 기자회견을 통해 비행 중 미확인 비행체를 목격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UFO를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나왔고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으로 만들어져 사람들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사람들은 UFO가 지구 밖의 외계인이 타고 온 비행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목격담은 자연현상을 잘못 본 것이거나 사기극으로 판명되면서 한동안은 시들해지기도 했다.


가장 최근 목격된 것은 영국 스캐버러 상공

그러던 가운데 최근 몇 달 사이 미국과 중국 영국 등에서 잇달아 UFO 목격담이 보도되면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최근의 목격담은 지난 9일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The Sun)의 보도다. 더 선은 일요일인 지난 7일 저녁 영국 북부 요크셔 주 스카버러 인근에서 UFO가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은 이번 UFO가 꼬리 형태를 가진 원반형으로 계속해서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폴 싱클레어는 “그것은 정말 날아다니는 비행체의 모습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며 “아무래도 영국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UFO 전문가 닉 포프는 “공포스러웠다. 처음에는 구름으로 보였지만 계속 지켜보니 일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더 선은 전했다.

그런데 스카버러에서 UFO가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UFO 50여 대가 한꺼번에 편대비행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번 스카버러의 UFO가 세인의 관심을 크게 끈 것은 최근 3주 동안 영국 로더럼, 북부 요크셔, 해러게이트, 남부 요크셔 등에서도 잇달아 UFO가 목격됐기 때문이다.

최근 UFO의 출현은 영국에서만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가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사례는 지난 7월 9일 중국 항주에서 목격된 UFO다. 중국 당국은 UFO출현으로 즉각 인근 공항을 폐쇄,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시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폐쇄 수시간 전 수천 명의 항주 시민들은 대형 발광체를 생생히 목격, 한때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당시 장면을 목격한 지역 당국자는 상공을 선회하는 납작한 튜브모양의 물체를 발견했다며 갑자기 급상승하더니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공항대변인은 만일의 충돌을 대비해 착륙을 시도하던 베이징과 상하이발 여객기 3대를 인근 공항에 우회하도록 안내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공항관계자는 그보다 며칠 전에도 공항 근처에서 기이한 모양의 불빛을 반짝이는 물체가 발견됐다며 지난달에 이어 이번이 3번째 공항폐쇄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들 UFO가 실은 인근 공군 기지에서 이륙해 훈련중이던 군용기이거나 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채 비행하던 자가용 비행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지만 UFO 마니아들에게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서 목격된 것은 무허가 자가용 비행기?

그런가 하면 지난 5일 미국의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버지니아 주의 센트레빌 상공에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파란색 비행체가 등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영상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브라이언 페인즈는 “갑자기 UFO가 나타나서 머물러 있다 사라졌다”며 “한 지점에 멈춰 있다가 사라졌으며 다시 나타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덜레스 공항이 있지만 자신은 이렇게 파란 불빛을 내뿜으며 소음이 없는 비행체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대낮 뉴욕 맨해튼 상공에 이상한 비행물체가 나타나 수백명이 넘는 인파가 이를 목격했다고 하며 지난달 15일 밤엔 미국 엘패소에서 일단의 UFO가 삼각편대를 형성, 엘파소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아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이처럼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전 세계에 걸쳐 UFO 목격 사례가 상당수 보고돼 과학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종전에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UFO를 목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수백, 수천 명이 보는 앞에 UFO가 나타나 정부당국도 군용기나 미사일 발사실험 등으로 둘러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미국 로즈웰 사건은 고전급 UFO 스토리

그러나 사실 UFO 이야기는 쾌쾌묵은 이야기다. 과거에도 상당수의 UFO 목격담이 보고돼 호사가들의 좋은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UFO 관련 사건은 1947년의 로즈웰 UFO 추락 사건이다. 이 사건은 거의 50년 동안 베일에 가려진 채 있다가 1987년 영국의 UFO 연구가 티모시 굳이라는 사람에 의해 극비 문서가 공개, 그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내용은 이렇다. 1947년 7월 2일 밤 10시경 로즈웰 동남쪽 하늘에 거대한 발광체가 나타나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날아가다 무슨 원인에 의해서 인지 제 1현장(로즈웰 북방의 목장 부근)에서 폭발, 기체의 잔해 일부를 떨어뜨린 다음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가까스로 산악지대를 넘다가 제 2현장(샌어거스틴 평원)에서 기체 모두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UFO 추락지점 근방에 있는 목장주인 윌리엄 블레젤은 이른 아침 양을 보살피기 위해 차를 타고 방목장에 나갔다가 축사에서 1~2km 떨어진 지점에 이르렀을 때 문제의 잔해가 여기 저기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처음 발표했을 때 공군 당국은 비행접시를 회수했다고 말했지만 국방성과 상부기관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비행접시의 회수는 오보이며 단순한 기상 관측용 기구였다고 정정 발표했다.

이 사건은 그 후 당시 추락한 UFO의 외계인을 미국 정부의 감시하에 검시, 해부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더욱 유명해 졌다. 1995년 미국의 폭스TV가 “이것이 로즈웰사건의 우주인의 사체”라며 비디오를 방영하자 당시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그러나 이 비디오 테이프는 곧 가짜로 밝혀져 사람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국민들 중 상당수는 로즈웰의 UFO가 외계인의 것이라 믿고 있으며 로즈웰은 지금도 관광명소다.

미국의 항공우주학회는 1967년 특별위원회를 설치,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보고된 것 중 적어도 1% 정도는 보고에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정체는 여전히 불명이다.


미 항공우주학회, “5%는 신뢰성 있다”

UFO의 출몰이 잦아지자 미국 일부 주정부는 공식적인 담당국 설치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콜로라도주 덴버가 가장 먼저 나섰고 뉴욕시가 덴버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UFO 담당국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뉴욕에 UFO 담당국이 발족하면 부딪힐 첫 과제는 UFO 착륙 후보지 선정 작업. 뉴욕 전문가들은 센트럴 파크를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고 있다. 이곳에서 UFO를 봤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UFO와 외계 생물체를 연결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은하계에 별이 1000억 개나 있기 때문에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은 적지 않지만, 적어도 수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에 오기에는 너무 멀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인의 비행체설보다는 기구나 유성, 구름 속의 방전 현상, 구름에 비친 서치라이트 등의 오인 등으로 보고 있다.


나치의 라스트 바탈리온 설 오치아이 저서에서 주장

UFO의 외계인 비행체설 주장만큼 설득력 있게 나도는 주장이 나치의 ‘라스트 바탈리온’ 설이다. 이 설은 UFO의 등장이 독일이 패전한 뒤인 1947년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갖는다. ‘마지막 부대’라는 의미의 ‘라스트 바탈리온’은 히틀러가 생전에 예언한 말에서 비롯됐다. 연합군에 패전하지만 자신의 ‘라스트 바탈리온’이 다시 등장해 세계를 점령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일본의 저명한 르포작가 오치아이 노부히코(落合信彦)는 그의 저서 ‘라스트 바탈리온’을 통해 자신이 직접 추적하고 취재한 자료를 공개한 적이 있다. 그는 여러 사진 자료들과 기록을 바탕으로 UFO의 정체가 2차대전 때부터 추진되어온 나치의 비행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독일의 대표적 일간지 빌트도 지난 2004년 12월 5일자 신문에서 “하늘에 떠다니고 있는 UFO가 사실은 2차대전 당시 히틀러와 나치가 개발한 비행물체였다”고 보도했었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우리나라에서도 “비행접시 봤다”
70년대 이후 10여 차례 소동

비행접시 혹은 외계인의 비행기로 불리는 UFO 소동은 70년 대 이후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1972년 충남 보령의 한 초등학교에서 20여명의 학생들이 목격한 것이 최초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1982년 10월 12일 새벽 5시40분에서 6시10분 사이 서울·강릉·대전·대구·목포·부산·제주·포항·창원·울산 등 10곳의 상공에서 UFO가 목격됐다고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1995년에는 가평에서 참깨를 터는 노부부를 촬영하던 신문기자의 카메라에 UFO가 찍혔으며 1997년에는 서울 창동에서도 목격됐다는 보도가 있다.

2003년에는 자동차를 타고 양양에서 홍천으로 가던 시민이 UFO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2008년 10월에는 서울 광화문 상공에서 UFO를 발견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UFO는 1분44초 분량의 동영상으로도 촬영됐는데 삼각형과 육각형으로 대형을 이룬 백색의 둥근 발광체가 광화문 상공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서서히 비행하다 교보빌딩 뒤쪽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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