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 - 가파른 상승 원·달러 환율 수출주 꿈틀
주식시장 투자전략 - 가파른 상승 원·달러 환율 수출주 꿈틀
  •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입력 2015-08-03 10:11
  • 승인 2015.08.03 10:11
  • 호수 1109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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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강휘호 기자] 국내 증시에 있어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 중 한 가지는 바로 환율이다. 지난 4월 말, 1066원·달러를 기록한 이후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4일 1167원으로 상승했다. 약 80여일 만에 +9.4% 급등한 것이다. 특히 원화의 가치 하락은 기타 통화들에 비해서도 현저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원화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신흥국 통화에 비해서도 상대 강도를 낮추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엔화, 유로화에 비해서도 상대적인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고점 형성 후 안정화 될 조짐
코스피 대형주에 대한 관심 필요해

일반적으로 환율의 상승은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상승시켜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소재라는 인식이 있지만, 환 가치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해당 국가의 매크로 상황을 반영하며 움직인다는 측면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환율의 급등(가치하락)을 마냥 좋은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환율에 대한 태도 또한 기대보다는 걱정스런 시선이 많은 상황인 듯하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원인들은 단순히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경상 수지가 3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신기록을 진행 중에 있으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경상 수지 흑자 규모가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일까.

이는 단순히 한 가지 원인 만을 지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하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의 경기 상황이 기준 금리 인상을 논의할 만큼 회복되어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자연 실업률 수준까지 하락해 있고, 임금의 상승세도 나타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미국 캠퍼스리크루터들이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기사를 전하기도 했다. 수많은 대학 졸업자들이 졸업 전에 이미 스카우팅 제의를 받으며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지원자의 막판 입사 취소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만큼 미국의 고용 시장이 뜨거움을 시사해주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또 하나의 판단 기준인 물가가 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4분기 유가의 기저 효과 소멸과 임금의 상승 흐름 등을 반영하면 4분기 이후 발생할 인플레 압력에 대해서도 방관 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닌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옐런의장이 확고한 기준 금리 인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 7월15일과 16일 미의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옐런의장은 올해 내 특정 시점에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 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미연방기금 선물 내 재금리에서 표출되는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기대감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일련의 소재들이 연준의 연내 기준 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전망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달러인 덱스의 상승 흐름을 유발하고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원화의 약세를 이끄는 중요한 이유 중 한 가지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가시적인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중국의 상해 종합지수이다. 상해 종합 지수의 방향성과 원·달러 환율이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경우는 과거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현재 원화의 약세 구간도 상해 종합지수의 4500pt선 붕괴(단순한조정이상의영역진입)와 동시에 가속화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증시의 급락에 대해서는 높아진 신용 잔고비중, 일시적인 자금 경색 상황, IPO의급증  등이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중국 증시의 펀더멘털과 가격의 괴리가 극심하게 나타났었다는 데서 기인한다. 즉, 중국경기펀더멘털에대한우려가원화의가치에도영향을미치는것으로볼수있다는판단이다. 실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위안화의 NDF 환율과 원·달러 환율은 추세상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계가 성립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중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90%가 넘는 대외의존도(수출+수입금액/GDP)를 가진 우리 입장에서 전체 수출의 25%(홍콩 포함 시30%)의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 현황은 우리 경기펀더멘털과 환율의 변화에도 당연히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다는 점이 최근 원화의 중요한 약세 원인 중 한 가지라고 볼 수 있다.

원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환율의 한축을 담당하는 자국 통화의 가치는 해당 국가의 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국내경제(GDP)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와 원·달러 환율의 추이는 큰 흐름에서 같은 궤적을 형성하고 있다. 즉,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국내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상반기 국내 경기는 상당히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수출경기는 5월 69개월래 최저치인 -10.9%까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방점을 찍었다. 6월 수출이 -1.8%를 기록하면서 다소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기는 했지만, 상반기 수출 증감률은 전년 상반기 대비 –5.1%를 기록했다.

내수도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연초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 증시 회복 등 부의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이슈들이 등장 하면서 소비 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6월 메르스(MERS)의 발병과 함께 다시 침체국면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경제 단체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국내 경기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반적인 국내 경기의 활력 감소와 부정적인 전망은 원화의 평가 절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ECOS사이트를 통해 국제 대차 대조표(IIP, 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  데이터를 제공(분기·연)하고 있다. 국제 대차 대조표는 국제적으로 빈번한 자본 이동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특정 시점의 내국인의 대외 투자 잔액(이하 대외투자)과 외국인의 국내 투자잔액(이하 대외채무)을 기록하여 집계(저량개념)하여 보여주는 개념이다. 여기서 언급한 두 항목 대외투자잔액과 외국인투자잔액의 차액은 순국제투자라는 항목으로 정의된다.
이 순국제투자는 말 그대로 국내 경제 주체들의 해외 투자금액과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금액의 차이를 말한다. 수치가 클수록 해외로 자금 유출이 많았다는 의미가 된다. 순국제 투자가 지난 4분기부터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1분기에는 805억 달러로 지난 4분기에 이어 2000년대 이후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자금에 비해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되는 자금이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원화의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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