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현대 사회에서 노인들은 은퇴 등을 통해 주요한 사회적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역할상실은 전통사회에 비해 현대 산업사회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물론 노인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회적 역할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인 노동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심한 좌절감과 불안감, 고독감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이러한 경향을 해소시켜주기 위해서는 여가를 효율적으로 즐기면서 살 수 있도록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노인의 여가활동과 사회참여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에게는 생활전체가 여가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이 가정 또는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발견해 날마다 삶의 보람을 갖고 생활하거나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여가를 활용하는 노인에게 중요한 문제다.
현대사회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첨단과학, 의학의 발달로 노년기의 여가시간은 평균수명의 연장과 더불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정년은 대체로 55세에서 60세 사이에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0세를 상회해 100세를 바라보는 실정이다. 이에 은퇴 이후의 노년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여가활동을 즐기며 사는 것보다는 사회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노인들도 많다.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김동배 교수는 한국의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여가 및 사회참여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노인들은 사적클럽을 구성해 종교기관이나 기원 등에서 모인다.
중상 정도의 노인은 여러 가지 형태의 교육기관에 다니고 중하 정도의 노인은 경로당에 다닌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가장 낮은 노인들은 공원이나 고가도로 밑, 마을 주위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낸다. 또는 뚜렷한 목적 없이 가정 밖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이 노인들은 대다수 노인학교, 경로당, 공원, 약수터, 교회, 사찰, 복덕방 등에서 동년배의 노인들과 어울려서 대화를 나누거나 놀이를 통해 소일한다.
즉, 중ㆍ상위층 노인들은 뚜렷한 목적과 조직이 있는 반면 하위층의 노인들은 뚜렷한 특징 없이 매일 매일을 무의미하게 지낸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노인의 욕구는 단순한 생존차원이 아닌 삶의 질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증대되고 있다. 고령화 현상과 함께 제3의 연령대인 건강한 노인들의 증가는 노인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게 하고 있다.
노인생활연구소 이성겸 소장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 이상 노인의 건강관리, 교양·문화활동 및 여가선용 등 노인의 전반적인 욕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키고 자립심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여가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실, 체육시설, 시청각실 등 건강 및 여가시설을 제공하고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보건복지사무소 등과의 연계를 통해 레크리에이션, 지역사회봉사활동, 건강상담 등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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