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 폐쇄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베트남은 앞으로 높은 경제 성장이 기대되면서 여타 증권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인데, 왜 한국투자증권만 철수를 하느냐는 의문이다. [일요서울]은 왜 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가 없어졌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그 와중에 발 뺀 한투 “현지법인 거점으로 공략할 것”
한국투자증권이 사무소를 철수한 베트남은 인적·자연자원이 풍부하고 교육열도 높아 향후 높은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돼 수많은 증권사들이 거점으로 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수 배경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의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4년 603.7달러에서 2013년 1901.7달러로 약 3배가량 높아진 상태다. 이대로라면 2019년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라 2947.6달러까지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 대해 “경제 활동 가능 인구가 많다는 점 역시 성장 동력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베트남에 쌓여 있는 각종 자원들은 증권사들이 충분히 탐낼 만하다”고 평가한다.
때문에 각 증권사들마다 베트남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13일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베트남증권위원회(SSC)와 협력협약을 체결했고, 호치민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NH투자증권이 2009년 9월 베트남 현지증권사를 인수해 우리CBV증권을 설립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12월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을 세웠다. 골든브릿지증권도 2006년 9월 골든브릿지 베트남 시큐리티즈 JSC를 창설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역시 2007년 9월 호치민 사무소를 개소하고 베트남에 진출했었다. 그런데 그동안 베트남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이 호치민 사무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무슨 이유일까. 한국투자증권은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베트남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베트남 철수가 아니라 호치민 사무소 철수로, 현지법인과의 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묘수 있나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EPS증권 지분 49%를 인수하면서 2010년 12월 합작증권사인 KIS베트남을 출범한 바 있다.
이후 KI&S베트남 지난해 소유지분을 지난해 92.3%로 끌어올렸다. 이어 올해 초에는 437억원을 추가로 출자하는 등 KIS베트남 경영권을 강화했다. 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이 소유한 지분은 98.2%까지 증가한 상태다.
결국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은 베트남 현지법인의 KIS베트남의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이를 토대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터라 자연스럽게 호치민 사무소의 역할이 줄었고, 폐쇄를 결정했다는 이야기다. 향후 한국투자증권의 계획대로 그들이 베트남 사업의 선두주자가 될지는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