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받는 '임신부 배지'…그게 뭐예요?
홀대받는 '임신부 배지'…그게 뭐예요?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07-21 11:17
  • 승인 2015.07.2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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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운영<뉴시스>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보건복지부와 인구협회에서 지난 2007년부터 임신부 배려 엠블럼(상징)’을 배지나 목걸이 형태로 제작해 임신부에게 나눠주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임신부 배지나 목걸이는 임신부임을 남들이 보고 금방 알아볼 수 있게 한 상징물이다. 초기 임신부나 배가 눈에 띄게 나오지 않은 임신부는 겉으로 봤을 때 일반 여성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에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홍보가 잘 되지 않고 있어 혜택을 받고 있는 임신부는 지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13주차인 회사원 A씨는 출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려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노약자석에 앉으면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워 좌불안석이 된다. 그래서 임시부 배지를 가방에 매달고 다니기 시작했으나 아직 홍보가 안 돼서인지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다수다. 이에 A씨는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감수하고 택시를 타고 다닌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4년 임신부 배려 인식 실천수준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신부 두 명 중 한 명만이 주위로부터 배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주 이전 초기 임신부의 47%, 12주 이상 임신부 58.4%가 배려를 받았다고 답해 초기 임신부가 상대적으로 배려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주 이전 임신부가 배려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임신부인지 몰라서5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초기임신부의 경우 외관상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임신부 배려 엠블럼을 배부하는데 3년 전부터 홍보비가 삭감돼 수요에 비해 적은 수량만을 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제작된 목걸이는 5만여 개가 채 안됐다. 연간 태어나는 신생아 수를 고려해 볼 때 초기 임신부에게 지급해야 할 최소한의 수량은 20만개라며 배부하는 대로 소진돼 수량을 늘리기 위해 인구보건협회와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지의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현재 서울시에서 임신부 배려석이 눈에 띄도록 단계적으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배지 크기도 키우는 한편 캠페인도 벌여 효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선임연구위원도 현재 임신부 배지는 눈에 잘 보이지지 않을 정도로 작다크기를 더욱 키우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이 배지가 무엇인지 알릴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대중교통 노약자석에는 임신부 배려석도 포함돼 있지만, 노인들은 내 자리를 뺏는다는 불만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임신부 배려석을 완전히 분리해 대대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wikj@ilyoseoul.co.kr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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