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김무성 윈윈…新밀월시대 개막됐다
박근혜-김무성 윈윈…新밀월시대 개막됐다
  • 류제성 언론인
  • 입력 2015-07-20 14:54
  • 승인 2015.07.20 14:54
  • 호수 1107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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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퇴진 후 관계 복원, 친박계도 김무성 감싸기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적으로 애증의 세월을 거쳤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퇴진을 불러온 ‘거부권 정국’에서도 박 대통령의 최종 타깃은 김무성 대표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김 대표가 ‘유승민 보호막’을 철회하면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에 신(新)밀월 시대가 개막됐다.

두 사람은 7월 16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당정청은 하나다”(박 대통령), “박근혜 정부 성공이 우리의 성공”(김 대표)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종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이다. 박 대통령은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권 3축의 일체감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현 정부의 성공을 발판으로 ‘차기’를 내다봐야 한다.
이런 상황은 2010년 8월 21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의 단독 회동을 연상케 한다.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파국 일보 직전까지 갔던 두 사람은 독대를 통해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미래권력(박근혜)이 현재권력(이명박)에 협조하고 대신 현재권력이 미래권력을 밀어준다는 밀약이란 평가가 나왔다.

따라서 7·16 청와대 회동에선 8월 25일 임기반환점을 맞는 현재권력(박근혜)과 7월 14일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은 미래권력(김무성)이 대타협을 통해 윈-윈 하기로 방향을 잡았다는 관측이 많다.

거부권 정국에선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순망치한의 관계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순망치한의 관계가 됐다. 어느 한 쪽이 실패하면 공멸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의원들도 그동안의 ‘반(反)김무성’ 태도를 접고 ‘친(親)김무성’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대표에 대해 “솔직히 아주 높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기 이전의 김무성과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보여준 통합·화합의 리더십, 그리고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돌파해나가는 리더십을 보면서 (김 대표가) 다른 사람 같다”고 했다.

친박계 핵심 A의원은 필자에게 “김 대표와 오래 전부터 당에서 함께 일을 해 왔는데, 갈수록 진화하는 것 같다. 어떤 자리를 맡든지 거침없이 돌파해 나가는 모습이 놀랍다”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 당에 (차기 대권주자로) 김무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안이 안팎에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A 의원이 사족처럼 단 말은 의미심장하다. 당장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 대표의 힘이 필요하지만 그를 ‘포스트 박근혜’로 인정하지는 않는다는 친박계 내부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박 대통령과의 신밀월관계를 영원할 것으론 판단하지 않는 눈치다. 특히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친박계와의 결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거듭 강조한 완전국민경선제는 친박계에게 공천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
ilyo@ilyoseoul.co.kr 

류제성 언론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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