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3시50분께 택시기사로부터 거액의 위조 달러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베트남에서 장례식 때 명복을 빌기 위해 돈을 태우는 풍습용 모조 화폐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에 따르면 베트남계 여성 2명이 택시를 탄 뒤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480장(4만8000달러)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짐칸에 두고 내렸다. 위폐 480장은 부적처럼 생긴 종이에 싸여 있었다.
경찰은 택시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해 지난해 베트남에서 귀화한 김모(28·여)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베트남에서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위조지폐를 태우는 풍습이 있다”며 “최근 베트남에 갔다 오면서 위독한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한국에서라도 제사를 지내려고 가짜 돈을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가져온 위조지폐는 베트남 제사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로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너무 조잡하게 만들어져 누구나 위폐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김씨가 위조지폐를 판매하거나 사용할 목적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돼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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