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상품 신종 등골브레이커, 종류도 많고 가격도 비싸
아이돌 상품 신종 등골브레이커, 종류도 많고 가격도 비싸
  • 장휘경 기자
  • 입력 2015-07-20 11:07
  • 승인 2015.07.20 11:07
  • 호수 1107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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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 이용 도 넘은 장삿속… 특정 아이돌 상품 15종 수집하려면 384만 원 들어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최근 대형 연예기획사 및 백화점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나친 상술을 벌이다 비난에 직면했다. 아이돌 스타를 내세워 청소년들의 팬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아이돌 스타와 관련된 연예기획사 상품들로 치장하려면 수백만 원이 있어야 한다. 백화점은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면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티켓을 무료 제공하는 등의 수법으로 청소년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 물론 부담은 고스란히 청소년들의 부모 몫이다. 팬심을 이용한 기업들의 장삿속을 들여다본다.

 
▲ SM엔터테인먼트 기획상품들 가격 <사진제공=서울YMCA>
인기 아이돌그룹의 팬들이 아이돌 관련 상품들을 구매하게 되면서 신종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이 유행어로 떠돌고 있다.
 
등골브레이커란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싼 상품을 일컫는 신조어다. 몇 년 전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노스페이스점퍼가 10대 사이에 유행하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이 점퍼를 사주려면 등골이 빠진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근 연예기획사들이 명품 브랜드와 합작해 부모들의 등골을 빼는 상품을 출시해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서울YMCA가 지난 7월 중순경 유명 기획사 인기아이돌 상품가격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YMC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가 착용한 이어폰을 123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어폰 가격과 비교해보면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또한 토끼인형의 가격이 565000원이며 조그마한 장식걸이도 295000원에 판매되는 등 동종의 일반상품에 비해 지나치게 고가였다.
 
연세대학교 2학년 김상준씨는 기업이다 보니 연예인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하는 연예기획사의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다만 청소년들의 부모들에게 너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개발해서 판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상품 고가 마케팅은 청소년층의 소비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다수다. 상품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서 갖지 못한 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종원 YMCA 시민중계실장은 일부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상품은 물건의 품질이나 내용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돼 있다제품의 품질과 내용에 걸맞는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돼야 하고 아이돌 상품을 주로 소비하는 청소년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그는 조사대상 업체 중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되는 업체의 해당 여부와, 해당 업체들이 상품의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하는 등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도 청소년 소비심리 조장해 비난 받아
 
한편 롯데백화점은 젊은 고객(Young Buyer)을 잡기 위한 대형 콘서트를 준비했다. 미래의 주요 고객인 젊은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 해외 직구 등으로 다변화됨에 따라, 최근 백화점에서의 매출 구성비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을 대관해 인기 아이돌그룹 6개 팀이 출연하는 러블리 영 콘서트(Lovely Young Concert)'를 열어 적극적으로 젊은 고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콘서트는 롯데백화점이 진행했던 콘서트 행사 중 역대 최대규모로, 국내 최고의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약 2시간 동안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진은 EXO(엑소), INFINITE(인피니트), Red Velvet(레드벨벳), TEEN TOP(틴탑), HALO(헤일로), BerryGood(베리굿) 6개 그룹이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본점 영플라자에 샤이니, 엑소 등 SM가수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SM타운매장을 운영하고, ‘LOTTE K-Wave Project’를 통해 아이돌 가수 사인회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이완신 전무는 최근 젊은 고객들의 백화점 방문 선호도가 점차 줄고 있어 영스트리트 브랜드 강화, 인기 맛집 유치 등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향후에도 단순한 쇼핑문화를 뛰어넘은 다양한 문화컨텐츠 기획을 통해 한 단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구매금액에 따라 콘서트 좌석표를 차등 배분함으로써 청소년의 팬심을 이용해 지나친 상술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공연에 참여하는 일부 그룹의 청소년 팬 중에는 초대권 확보를 위해 영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뒤 불필요한 쇼핑에 나서는 등 갖가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랑구 공릉동에 사는 주부 이순영(43)씨는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콘서트에 가고 싶은데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니 롯데백화점에서 쇼핑하자고 자꾸 떼를 쓴다면서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 살림도 빠듯한데 대기업이 그런 식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해 매출을 올려서야 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불만이 무색하게 롯데백화점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이행 모범업체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6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롯데백화점은 중소기업들의 국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점을 인정 받았다지난해부터 본점 등에 중소업체 전용 판매관인 드림플라자를 마련해 판로를 열어주고, 해외 점포에서 특별행사를 열어 수출도 지원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밝혔다.
 

장휘경 기자 hwik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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