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배출왕 오명 ‘LG화학’
1급 발암물질 배출왕 오명 ‘LG화학’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5-07-20 10:51
  • 승인 2015.07.20 10:51
  • 호수 1106
  • 4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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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전국 1위’…시민단체 집단 움직임 예고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고객의 문제 해결과 성공을 도와주는 동반자”를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LG화학(부회장 박진수) 여수공장이 전국에서 1급 발암 화학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환경부의 발표가 나와 지역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그것도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발암 화학물질의 경우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른다. 이에 따라 지역 시민단체가 사측의 공개사과와 건강역학조사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하는 등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여수공장, 2013년 전국 59.3% 뿜어…2010년보다 50.1% 증가
사 측 “생산량 1위라 많을 수밖에 없다. 배출량 줄이는 노력할 터”


지난 1일 환경부가 발표한 ‘2013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2014년 화학물질 배출량은 2016년에 발표 예정) 결과 전국 조사대상 3435개 업체 중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이 1급 발암물질을 5만4403(kg/년)이나 배출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SK종합화학2만4237(kg/년)의 2.24배다.

LG화학의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은 2010년 4만0368(kg/년) 이후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2013년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은 5만4403(kg/년)으로 대폭 증가해 2013년에는 2010년 대비 34.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G화학의 염화비닐 대기 배출량은 2010년 3만4202 (kg/년) 이후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2013년 염화비닐 배출량은 5만1325 (kg/년)으로 대폭 증가해 2013년에는 2010년 대비 50.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염화비닐을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가장 높은 발암성 등급 1로 분류하며,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도 염화비닐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 최고 발암성 등급 A로 분류한다.

염화비닐에 노출되는 경우 간혈관육종 또는 간세포암 등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장해 등의 급성중독 증상 또는 간경변, 말단뼈용해, 레이노현상, 피부경화증 등도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소화기계, 뇌 등 암 발생율 높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년 12월 펴낸 ‘염화비닐 RISK PROFILE’에는 ‘염화비닐은 주로 간에서 발암성 작용의 원인이 된 독성물질로 대사된다. 염화비닐은 간, 뇌, 폐 및 혈액림프형성계의 종양과 관련이 있다. 다수의 역학조사와 임상연구에서 염화비닐과 간의 혈관육종(angiosarcoma) 사이에 연관성을 입증하였다. 여러 연구에서 역시 염화비닐이 간세포암, 뇌암, 폐암 및 림프계와 혈액조혈계의 악성종양과 같은 여러 종양의 발생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LG화학여수공장은 해명자료를 통해 “여수공장의 PVC 제품 원료 생산량이 전국 1위여서 원료인 염화비닐이 차지하는 비중이 94%로 배출량 절대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법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 배출하는 등 배출량 절대 규모를 줄여나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를 통해 독자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염화비닐 회수 타워 1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고, 그 결과 현재 2014년 기준 2013년보다 배출량이 7.4%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3만7600kg 수준으로 2013년 대비 27% 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식을 접한 공장 주변 주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한 지역민은 “이곳에서 오래 살았고 예전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을 때는 풍문으로만 여겼다”며 “정부 기관의 발표로 이를 확인하니 불안해 살기 무섭다”고 토로한다.

또 다른 주민은 “그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며 “공단이 삶의 터전이었는데 거꾸로 공단이 삶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충격이다”고 전했다.

위해평가 및 배출저감 대책 필요

여수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LG화학 및 협력업체 임직원에 대한 1급 발암물질 건강역학조사가 시급하다고 판단된다”며 “간암(직업성 암)등 관련 질병이 나타나는 LG화학 및 협력업체 임직원의 업무상 질병(직업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LG화학 주변지역 환경 및 주민건강에 대한 위해성평가를 실시하고 발암물질 배출로 불안해하는 여수시민들에 공개 사과해야 하며, LG화학 본사를 여수로 이전해 대표이사가 여수(화치)공장에서 근무하면서 대책을 세울 것을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화학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여수시민사회단체 및 전국환경운동연합과 LG화학 본사 및 LG그룹 근본대책 촉구활동, 국제환경단체인 지구의 벗과 LG화학 1급 발암물질 배출저감 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여수시는 2013년 1급 발암물질 11만7756(kg/년)을 대기로 배출해 기초지방자치단체 전국 1위이며, 광역지방자치단체 전국 2위 울산광역시 9만6665(kg/년)보다도 많아서 전국 배출량 34만7291(kg/년)의 3분의 1이 넘는 33.9%나 차지한다.

전라남도는 2013년 1급 발암물질 배출량 전국 1위 광역지방자치단체로 2006년까지 1위였던 울산광역시를 2007년부터 넘어선 이후에 7년 연속 전국 1위 불명예를 지키고 있으며, 2013년 1급 발암물질 12만2736(kg/년)을 대기로 배출했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여수가 1급발암물질 배출량이 전국에서 제일 많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었고, 여수환경운동연합이 낸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다”며 “소규모 사업장의 화학물질 배출량은 여수시가 관리하고 LG화학 같은 대규모 사업장은 전라남도가 관리하는데 이 상황에서 여수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는 국민이 화학물질 오염수준과 배출원을 파악하여 배출원에 대한 자발적인 감시활동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범국민적인 참여와 관심을 유도, 정부와 기업에 적극적인 환경시정 요구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한 제도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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