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의 세계-44]] 입법기관 해부(국회인터편-中)
[국회 보좌진의 세계-44]] 입법기관 해부(국회인터편-中)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5-07-20 10:46
  • 승인 2015.07.20 10:46
  • 호수 1107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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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옥택연’ 국회인턴 역 보좌진 뺨치는 업무량…
- ‘대학생인턴, ‘명예보좌관’ 무급인턴은 열악한 환경

대하사극 ‘정도전’ 등으로 유명한 국회 보좌관 출신의 정현민 작가가 최근 후속드라마로 ‘어셈블리’를 선보였다. 국회를 배경으로 한 휴먼 정치드라마다. 국회사무처가 국회의사당 본청과 의원회관 등을 촬영지로 처음 허가해 주었다. 국회 주변에서 벌어지는 정치 이야기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에선 인기그룹 2PM의 래퍼이자 배우인 옥택연씨가 국회인턴 역할을 맡았다. 정치드라마에서 인턴비서도 비중있게 다뤄질 만큼 의원회관에서도 많은 역할이 있다.

하지만 국회인턴은 정식 의원보좌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대우가 열악할 뿐만 아니라 업무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수습·교육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의원실마다 다소간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이 보조적인 역할이다. 업무능력과 경력이 쌓일 때까지는 제한적인 업무를 맡는다. 체계적인 직무훈련 과정이 없기 때문에 어깨너머로 배운다. 개인적으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정식 보좌진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국회인턴들도 상당하다. 근무 초기부터 축사 작성은 물론 전문성을 요하는 법제실무와 자료요구서, 정책질의서, 정책자료집, 보도자료 등을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홈페이지와 SNS 등을 활용한 의정활동 홍보업무도 한다. 각종 정책간담회와 정책토론회 행사준비 실무도 맡는다. 업무를 배워가는 과정이지만 정식 보좌 직원들 뺨치는 업무량이다.

채용 초기에는 보조적인 직무가 맡겨진다. 시키는 일이면 닥치는 대로 해야 할 시기다. 자주 접하는 일은 축사작성이다. 하루에도 몇 개씩 작성한다. 기사검색과 자료조사는 기본이고 연락처 등 DB 관리, 사진촬영·관리, SNS 등 업무를 한다. 어느새 경험이 쌓이고 직무능력이 키워지면 보조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정식 보좌진이 하는 일들이 주워진다. 인턴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상당수가 공개채용

국회 인턴들도 대부분 공개채용을 한다. 일부는 의원회관내 보좌진들 사이에서 추천을 받거나 혹은 선후배, 지인의 소개로 채용되기도 한다. 지역사무소나 지역구 인사로부터 추천받는 경우도 있다. 공개채용 시 의원실이 필요에 따라 국회 홈페이지 인사채용 코너에 채용공고문이 게시되고 있다. 국회 인턴 채용공고문 역시 정식 의원보좌진 채용공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졸업 예정자나 졸업생은 물론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했던 경력자들이 국회인턴에 응모하고 있다. 전문직들도 응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석·박사, 해외 유학파들도 즐비하다. 장차 정식 국회 보좌진을 꿈꾸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국회인턴에게는 국회출입증이 지급된다. 행정부 등 피감기관에 자료요청과 제출자료를 받을 수 있는 의정자료시스템 등도 이용할 수 있다. 국회인턴들에게도 대부분이 비서직함의 명함을 만들어준다. 내·외부적으로도 비서로 호칭된다.

계약직인 정식 국회인턴 이외에도 다양한 인턴들이 있다. 의원실마다 별도의 인턴을 다 쓰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많다.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국회출입증 발급이 가능한 입법보조원을 우선 활용한다. 이 밖에도 대학생인턴, 명예보좌관, 자원봉사자 등 명칭도 다양하다. 별도 인턴들에는 보수가 거의 지급하지 않는다. 정식 국회인턴에게만 국회사무처의 비용지원이 있다.

계약직인 국회인턴이 아닌 ‘입법보조원’에게는 국회 출입증이 발급된다. 따라서 필요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기타 나머지 인턴들은 명칭불문하고 수시로 단기간 동안만 채용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이 주변인사의 추천과 소개로 채용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정도로만 채용된다. 국회 홈페이지에 무급인턴을 모집공고문을 게시해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정식 의원보좌진과 국회인턴 이외에 국회사무처가 발급하는 국회출입증은 숫자에 제한이 있다. 의원실 당 3명까지 발급이 가능하다. 이들을 ‘입법보조원’으로 호칭하는데 실무 인력으로 활용하는  의원실도 꽤나 있다. 국고지원은 한푼도 없다. 의원실의 재정여건에 따라 약간의 보수를 지원할 뿐이다. 입법보조원을 비롯해 대학생 인턴 등 각종 별도 인턴들은 사실상 무급인턴들이다, 식사비·교통비 정도만 약간 지원하는 실정이다. 의원실마다 필요에 따라 단기간만 채용한다.

무급인턴, 열정페이 논란

이처럼 일부 의원실에서 정식 국회인턴 이외에도 다양한 별도 인턴을 쓰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급여가 없는 무급이거나 대우조건이 국회인턴들보다 더 열악하다. 이로 인해 최근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열정페이’ 논란도 있다. 열정페이란, 청년근로자에게 열정을 구실로 저임금 혹은 무임금으로 일을 시키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열정(熱情)과 봉급을 의미하는 페이(pay)의 합성어다. 입법부에서 실무경험을 원하는 열정이 결국 형편없는 조건에도 일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매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의원실에 공문으로 인턴프로그램 협조요청을 해 온다. 최근에도 여성유권자단체가 공문을 보내왔다. 그 단체는 17회째 국회인턴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공문에도 1개월간 무급인턴을 배정하겠다고 씌어 있다. 수락할 경우 인턴의 근무기간과 의원실이 원하는 인턴의 전공, 특기를 작성해 보내달라고 협조공문을 보내왔다.

청년유권자의 역할을 모색하고 청년리더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협조요청을 해 온 것이다. 국회 인턴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가자들 상당수는 장차 국회 보좌진을 꿈꾸거나 소망하는 젊은이들이다. 일부 의원실에서도 이들 단기간 무급인턴 협조요청을 수락해 기사검색, 자료조사 등 국정감사 실무 지원인력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도움이 된다.

또한 일부 의원실은 자체공고를 통해 ‘대학생인턴, ‘명예보좌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별도 인턴을 모집하는 경 우도 있다. 대부분 사실상의 무급인턴이다. 매우 열악한 조건이지만 의원실에서 근무경험을 바라는 젊은이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경력쌓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나 심각한 청년층 취업난을 악용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 일부 의원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단기 인턴은 그 취지는 좋으나 무급이라는 현실은 사회적으로 쉽게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현목 보좌관> <계속>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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