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고강도 개혁안 베일 벗기기
포스코 고강도 개혁안 베일 벗기기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5-07-20 09:44
  • 승인 2015.07.20 09:44
  • 호수 1107
  • 4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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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거 정리…성공 여부 이목 집중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지속된 경영환경 악화와 검찰수사에 따른 국민 신뢰 상실로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그룹차원의 종합적인 쇄신안을 발표했다. 과거 투자실패 및 경영부실 책임을 물어 검찰수사 대상 임원 인사조치를 단행했고, 독자 경쟁력 못 갖춘 계열사 정리 및 모든 거래는 100% 경쟁입찰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일요서울]이 포스코의 대대적인 쇄신안을 뜯어봤다.

기업가치 향상·사회적 신뢰 회복 각오 담아
현실 실현 가능성·주식 시장은 아직 의문형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지난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발족 이후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련한 5대 경영쇄신안을 직접 설명했다.

권오준 회장은 발표에 앞서 “최근 회사를 둘러싸고 국민과 투자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는 사과를 했고 “현재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행하지 않기 위해서 근본적이고 강력한 쇄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오준 회장이 직접 발표한 5대 경영쇄신안을 살펴보면 ▲사업포트폴리오의 내실있는 재편성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 개선 ▲윤리경영을 회사운영의 최우선순위로 정착 등이 골자다.

첫 번째로 언급한 사업포트폴리오의 내실 있는 재편성은 철강 중심으로 사업 포트 폴리오를 재편하고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다. 더불어 고유기술을 보유해 경쟁우위에 있거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미래를 대비하고 수익성을 담보해 나가기로 한 부분이다.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는 투자실명제를 더욱 확대해 투자관련 공과(功過)에 대해 상벌(賞罰)을 명확히 한다는 설명이다. 또 외부 역량을 활용하여 사업 리스크를 검증하고 성과주의 등을 강화해 투자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해 과거 투자 실패와 경영부실 관련 임원 43명은 그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을 위해서는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 정책을 강화하여 경영역량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종별, 분야별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사업 추진역량을 높이고 순혈주의에 대한 외부 우려를 해소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 다음으로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 개선을 위해서는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는 100%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거래관련 청탁도 원천 차단해 구매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간다는 방안도 마련됐다.

마지막으로 윤리를 회사 운영의 최우선순위로 정착시켜 윤리의식을 더욱 높이고 조직 내 잠재된 불필요한 비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품수수를 비롯해 횡령·성희롱·정보 조작 등 4대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반자를 즉각 퇴출하는 무관용 원칙(One Strike Out)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권오준 회장은 이날 발표 내내 시종일관 비장한 표정이었으며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창업하는 자세로 돌아가 스스로 채찍질하고 변화시켜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는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다짐으로 경영쇄신안 발표를 마쳤다.

물론 이러한 쇄신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포스코의 경영 악화가 급격해진 가운데 이번 쇄신안이 제대로 정착된다면 당연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쇄신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들이냐는 의견과 주식 시장의 우려가 그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내놓는 사업계획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계획대로라면 어떤 것이든 성공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지나봐야 평가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짚었다.

결국 금품수수나 횡령·성폭력·정보조작 같은 중범죄에 대해선 한 번에 퇴사시킬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100% 경쟁, 100% 기록, 100% 공개 등 3대 100% 원칙 도입 등에 걸림돌이 없겠느냐는 이야기다.

이상은 ‘합격’
현실 가능성은?

주식 시장서도 현실적인 면에서 아직은 100% 확신이 없는 모습이다. 적자 기여도가 높았던 포스코플랜텍의 경우 이미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고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등의 지분 매각 등도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더 이상의 방안은 나오기 힘들다는 예측이다.

아울러 쇄신안 발표로 인해 기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지만 관건은 어디까지나 실적 개선이라는 시각도 많다. 나아가선 쇄신안이 제대로 성공하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다.

한편 포스코는 쇄신안의 발표 시기를 놓고도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검찰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쇄신안을 발표하게 되면 검찰수사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고, 쇄신안 자체가 검찰수사 결과로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앞으로도 쇄신안은 경영여건이나 환경변화에 따라 수정이 가능하므로 검찰수사 결과나 이해관계자들의 추가 의견은 수시로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권오준 회장은 “최근 어려운 경영여건에다 국민의 신뢰까지 흔들리는 상황이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 일동이 투자사업의 부실화와 구조조정 지연, 비윤리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긍정의 시선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되는 가운데 어찌됐던 이번 쇄신안의 성공 여부가 포스코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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