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요걸’ 해외에서 국내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한동안 해외로 나가서 성매매를 했던 나가요 아가씨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처음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가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브로커들의 ‘사기’도 많을뿐더러 정작 해외에 가서 불법체류를 하는 등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경기가 죽었다고는 하지만 서울의 나가요걸들이 지방 등 외곽으로 나갔을 때 얻을 수 있는 ‘특수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해외보다는 차라리 지방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언어에 대한 장벽이 없고 ‘낯설고 물선’ 외국에 가지 않기 때문에 향수병에 걸릴 이유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비록 서울에 있다가 지방으로 가기 때문에 ‘수준이 떨어졌다’는 자괴감이 들 수는 있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는 차라리 그것이 더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아가씨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나가요 걸들의 ‘탈서울’ 때문에 정작 신난 건 지방의 업소들이다. 과거에는 ‘예쁜 아가씨들은 전부 서울에 다 모여 있다’고 할 정도로 지방에서는 미인을 구경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런 아가씨들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니 일대에 손님들이 바글거린다는 이야기다. 룸살롱에서의 아가씨 지형도의 변화를 집중 취재했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최 모(36)씨는 요즘 룸살롱 가는 맛에 푹 빠졌다. 물론 룸살롱이야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호프집 가듯이 자주 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룸살롱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세련된 서울 아가씨에 푹 빠져
그가 이렇게 룸살롱을 선호하게 된 것은 서울에서 대거 내려온 아가씨들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동네 선배들과 지역 룸살롱을 간 적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외모는 현저히 떨어지니 딱히 ‘룸살롱에 가는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스레 호기심도 떨어지고 발길도 뜸해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연예인 못지않은 서울 아가씨들이 언제라도 선택을 기다리고 있으니 최씨는 ‘고르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사실 룸살롱에 가는 이유는 다 아가씨들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까지는 그게 안 되니 재미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지역 일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세련된 서울말투를 쓰는 아가씨들이 있어서 술맛까지 상큼해질 정도다. 예전의 구질구질한 아가씨들에서 서울 아가씨들로 완전히 물갈이가 됐으니 가게에 들어가면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거기다가 그녀들과 2차를 할 때면 이제까지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까지 느낄 정도다. 사실 우리처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에 있는 룸살롱에 가서 서울 아가씨들을 만나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 아가씨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이곳에 내려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보니 현재 지방의 룸살롱 업계가 살짝 들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에서 현재 10년째 룸살롱을 하고 있다는 박 모(48)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계속해서 경기가 하향곡선만 그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서울 아가씨들이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분위기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 역시 룸살롱은 아가씨 장사라고 할 수 있는데, 서울에서 견디지 못한 아가씨들이 이곳에 와서 손님몰이를 해주니까 아가씨도 돈도 많이 벌고 업소도 돈이 되는 윈-윈 게임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서울 생활을 포기하고 지방으로 온 만큼 업소 측에서도 그녀들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려고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그 아가씨들이 다시 떠나게 되면 타격을 입는 것은 남아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러한 특수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분간은 이러한 다소간의 호황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순진한 지방 남자들이 ‘작업’도 더 편해
아가씨들이 이처럼 지방으로 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특히 그간 해외에서 고생을 경험했던 아가씨들과 해외를 생각하던 아가씨들이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고 지방으로 온 것에는 ‘현실적인 계산’들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6개월을 생활한 후 ‘다시는 일본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먹었다는 나가요 이 모양(26)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일본에 가려고 마음을 먹고 계산기를 두드려봤을 때는 수익이 엄청난 것처럼 생각됐다. 특히 환율이 있으니까 한국에서 버는 것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2배까지 차이가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 가보니 생각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우선 단 하루만 결근을 해도 떼는 돈이 적지 않았고 환율이 높은 나라에서 그 나라 돈으로 먹고 살려고 하니 결국 나가는 돈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가 가장 큰 문제는 불법체류 문제였다. 나는 현재 20대인데 앞으로 평생 살면서 일본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하루 빨리 불법체류 문제를 해결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한번 정도는 불법 체류를 했으니 다음에 들어올 때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루 빨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신상에 나을 듯 싶었다.”
“해외에 나가봤자 고생문”
현재 그녀는 인천의 한 룸살롱에서 일을 하고 있다. 처음 그녀가 일을 시작한 것은 강남. 이제는 일본을 거쳐 ‘지방’으로 내려온 처지지만 오히려 일본이나 강남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경제적인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 무엇보다 마음이 변한 건 한국에 있으면 불법체류가 없다는 것. 거기다가 조금만 남성들에게 ‘작업’을 걸면 오히려 지방 사람들이 더 화끈하게 팁과 선물을 많이 준다고 한다. ‘서울깍쟁이’들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이야기다. 거기다가 바닷가 근처 사람들이다 보니 씀씀이 자체도 결코 작지 않다고 한다. 과거 강남이나 일본 시절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또 다른 나가요 아가씨 조 모양도 최근 해외로 나가려는 생각을 접고 국내에서 그냥 생활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언어상의 문제와 실제 해외에서 경험을 했던 선배 나가요 아가씨들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고.
“미국이랑 호주 등지에서 오래있었던 한 언니를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됐다. 외국물도 먹고 그랬으니 돈도 어느 정도 모아놓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얼굴도 팍 삭은 게 영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정작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영 딴판이었다. 업주들이 너무 감시를 해서 일상의 자유도 없었을 뿐더러 심지어 경찰의 단속에 걸려서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다는 이야기였다. 언니는 나보고 절대로 해외에는 나가지 말라고 했다. 물론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돈을 벌면서 사는 아가씨들도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여성들은 거의 극소수라고 했다. 그럴 바에야 그냥 한국에서 착실하게 돈 모으면서 사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그때부터 인터넷에서 해외에 나갔던 여성들의 경험을 뒤적여 봤는데, 결론은 해외로 안 나가는 게 오히려 돈 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지방 생활에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지방 남성들이 ‘공사’를 하기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당분간 계속 흥청거릴 듯
“사실 서울 사람들이야말로 제일 돈도 덜 쓰고 잔머리도 많이 굴리는 것 같다. 뭐든지 빠삭하고 의심도 많아서 아가씨들의 말도 제대로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좀 불편하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지방 사람들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특히 밖에서 몇 번 만나주면 마치 남편 행세를 하려고 해서 좀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그나마도 순진하니까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 면만 내가 잘 감싸주면 얼마든지 많은 남성들의 진심어린 사랑을 받으면서 돈도 벌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서는 각 지방 자치단체들이 제각각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시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와 동시에 유흥가도 당분간 흥청거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영민·헤이맨라이프 대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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