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휘어잡은 골프 한류, 하반기 메이저 3승의 주인공은
LPGA 휘어잡은 골프 한류, 하반기 메이저 3승의 주인공은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5-07-15 12:54
  • 승인 2015.07.15 12:54
  • 호수 1106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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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비, 최나연, 양희영, 김효주, 김세영(왼쪽부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 시즌 유독 한류열풍으로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상반기 16개 대회중 9개를 거머쥐었고 교포선수들까지 포함할 경우 12개 대회를 석권해 ‘한국인 vs 세계국가연합’ 간의 대결구도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 같은 열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제 LPGA무대에서 누가 한국계 선수들의 독주를 저지하느냐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최나연 상반기 마지막 대회 극적 우승…한국선수 9승 달성
 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하반기 LPGA 최대 관심사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지난달 29일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을 끝으로 상반기를 마감한 LPGA는 지난 10일 US여자오픈으로 하반기 시작을 알렸다. 유독 한국선수들과 인연이 깊은 US여자 오픈은 올해도 한국선수들의 기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첫날 한국선수들은 상위귄에 포진하며 당당한 위세를 드러냈다.

양희영(26)은 10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35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4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 캐리 웹(호주)과 마리나 알렉스(미국)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양희영은 지난해까지 US여자오픈 톱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이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올 시즌 2승을 수확한 최나연(28·SK텔레콤) 역시 3홀을 남기고 3타를 줄이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는 7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못 미친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지만 1벌타를 받고 네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려 3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낙뢰 예보때문에 경기가 중단돼 클럽 하우스로 돌아갔다. 최나연 역시 3언더파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상반기를 시즌 3승과 메이저 3연패를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14번홀(파4)까지 2타를 줄여 선두를 추격하고 있고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이미향(22·볼빅)도 2언더파 68타를 쳐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US여자오픈 1라운드가 기상 악화로 중단됐지만 하반기 첫 경기부터 한국선수들의 매서운 스윙으로 한국선수들 간의 여왕자리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골프 한류 선후배 합작품

이처럼 올해 매섭게 불고 있는 골프 한류는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시즌 상반기 15개 대회중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3승과 재미교포 미셸 위의 롯데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총 8개 대회에서 미국 국적 선수가 우승을 쓸어 담았다. 한국은 6월 메뉴라이프 LPGA 클래식에 이르러서야 박인비의 시즌 첫 승이 터질 때까지 우승 소식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올 시즌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열풍 덕에 미국은 상반기에 단 2개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와 달리 한국은 세계골프 1위의 박인비가 3승을 거두며 우뚝 섰고 최나연이 2승, 양희영이 1승을 기록하는 등 기존 LPGA에 진출한 언니군단이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박인비는 2013년 최고의 해를 보낸 이후 주춤하며 지난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LPGA사상 첫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기록을 세우는 등 어엿한 LPGA 최고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박인비에 대한 관심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느냐에 쏠려 있다. 박인비 역시 오는 31일부터 스코클랜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인비는 LPGA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라면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며 “나 역시 메이저 대회가 되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메이저 대회를 치를 때마다 조금 더 노력하고 코스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본다”고 말해 이미 메이저 6승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부담감이 크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를 극적인 이글 샷으로 우승한 최나연은 한국선수로는 세 번째 1000만 달러(약 112억3000만 원)를 돌파한 주인공이 됐다.

특히 최나연은 최근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스윙이나 기술면에서 변화를 준 건 없고 계속적으로 보완한다는 느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며 “변화라면 최근 새로운 캐디와 함께 했다. 하지만 캐디가 경험이 없는 친구여서 의존하지 않고 내 판단과 결정을 믿고 플레이한 것이 더 큰 자신감을 가져왔다”며 메이저 우승 후보로서의 각오를 드러냈다.

여기에 K리그로 단단해진 슈퍼 루키들이 대거 합세하면서 LPGA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골프 천재 김효주가 당당히 1승을 거뒀고 김세영(22·미래에셋)은 갤러리들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공격적인 자세로 이글과 버디를 사냥하며 벌써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더욱이 그는 앞선 두 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우승자와 경쟁했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 올 시즌 메이저 우승을 예약한 상태다. 이 같은 맹활약에 ‘김세영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기대주 김효주는 현재 평균 타수 3위(69.72타)와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3위(1.75개)를 앞세워 출전한 12개 대회 중 7차례 톱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호시탐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밖에 장타소녀 장하나(23·BC카드)와 백규정(20·CJ오쇼핑) 등도 첫 메이저 우승에 대한 열망을 키우고 있다.

미국 자존심
한국 벽에 좌절

한국선수들의 활약은 LPGA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는 지난 3일 2015년 하반기 지켜봐야 할 5가지를 선정했다. 물론 이 가운데는 한국선수들의 소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LPGA는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여부를 꼽았다. 이들은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위해선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또 리디아 고(18·뉴질랜드)가 첫 메이저 우승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3개 메이저가 남은 상황에서 리디아 고가 어느 하나라도 우승하면 LPGA 투어 최연소 메이저 우승자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최연소 타이틀을 대부분 갈아치운 리디아 고로선 욕심낼 만한 타이틀이다. 최근 부진함을 겪고 있는 리디아 고이지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63타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 대회에 대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상반기 루키 열풍이 대단했던 가운데 후반기 신인왕 레이스도 최고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도 2승을 거둔 김세영과 각각 1승을 거둔 김효주, 이민지(19·호주)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외에도 LPGA 측은 미셀 위의 US여자오픈 타이틀 방어, 미국-유럽간 국가대항전 ‘솔하임 컵’ 우승팀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올 시즌 코리안 특급의 최대피해자로 미국 여자골프의 자존심 스테이시 루이스가 꼽힌다. 루이스는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LPGA 통산 11승을 거둔 베테랑 선수다. 지난해 그는 박인비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소타수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단 한 번의 우승도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달 29일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두 홀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최나연에게 무릎을 꿇는 등 번번이 한국선수들에게 발목을 잡혔다. 코리안 징크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루이스의 불운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양희영에게 졌고, HSBC 챔피언스에서는 박인비에게 4타자로 완패했다. 이후 JTBC 파운더스 컵에서는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주는 등 올해만 4번째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칸소 참피언십 직후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루이스는 “이런 식으로 지는 경기가 처음도 아니다. 누군가. 16, 17번 홀에서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타수를 줄였다면 그건 그냥 그 선수를 위한 날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압박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웠으니 US여자오픈을 잘 준비하겠다”고 애써 웃어야 했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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