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의 발원지”
[특별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의 발원지”
  • 수도권 강의석 기자
  • 입력 2015-07-14 12:06
  • 승인 2015.07.14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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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수도권 강의석 기자] 부자인 아들과 가난한 아들을 비교한 앤드류 카네기의 인생철학은 세상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음을 직시하게 해준다. 보수가 있으면 혁신이 있는 것처럼 항상 청바지 차림으로 학생들과의 눈높이를 맞추고 누군가는 실행해야만 하는 혁신교육을 강조하면서, 오늘도 경기도 교육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지식과 열정을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그만의 교육철학과 경기도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다.

▲교육감님의 비전과 철학은?
 
경기도교육감이 돼 제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학교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뜻과 애정을 모아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의 씨앗을 뿌렸으며, 학생과 현장 중심 교육이 바로 우리가 함께 가꾸고 꽃피워가야 할 교육의 근본정신임을 깨달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교육 정상화를 말하지만 정작 교육의 출발이요 교육의 목적인 ‘학생’에 대해서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하였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교육은 다시 ‘학생’에 주목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9시 등교와 상•벌점제 폐지는 학생을 교육의 중심으로 되돌려놓은 정상화의 상징입니다.
 
경기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는 새롭고 낯선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학생의 자리와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선생님의 열정과 지혜가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정상적인 교육 구조를 만드는 데 힘과 노력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학교의 활력과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은 곧 하나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대한 교육감님의 견해는?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육 정상화를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 국가와 나란한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동력이 교육에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혁에 대한 요구를 끊임없이 받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가치가 바뀌고, 더욱이 미래 사회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획일적 교육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자치시대다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국가가 세세한 부분까지 주도하는 지침교육을 지역과 주민이 주도하는 자치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지방자치 20년 역사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교육자치가 희망의 싹을 틔워가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수의 수월성에서 다수의 협동성으로, 피동적인 교육에서 역동적이고 다양한 교육으로 체제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과거지향 교육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학교에 활력을, 아이들에게 생기를 살리는 교육을 위해 경기교육은 제도와 구조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싶습니다.
 
▲사교육에 반한 공교육의 대처 방안은?
 
공교육이 문제라면, 답도 공교육에서 찾아야 합니다. 많은 연구 결과를 보면, 학벌사회일수록 사교육이 극성이고,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사회일수록 사교육이 드문 것으로 나옵니다. 우리 사회는 학벌사회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얻어,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교육을 받습니다. 사교육의 원인부터 짚어 문제를 해결해가는 긴 호흡이 필요한 것입니다. 진짜 학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수반돼야 합니다. 그래야 ‘풍선효과’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완성도를 높이고 일반화해 학교의 문화를 바꾸고, 공교육의 질을 높여 갈 것입니다. 우열을 갈라 친구를 경쟁자로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함께 ‘협력’의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 가는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향후 경기교육의 주안점은?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교육의 출발은 학생 중심이 돼야 한다는 철학에서 모든 정책이 시작됐습니다. 9시 등교, 상벌점제 폐지, 사계절방학 등 학생 중심의 교육을 위해 바쁘게 뛰어왔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학생 중심, 현장 중심의 경기혁신교육을 경기교육가족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혁신학교를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합니다. 그리고 혁신교육에 대한 공감과 소통을 넓혀 ‘혁신공감학교’와 함께 혁신교육의 길을 가겠습니다. 또한, 학교 민주주의를 통해 자치와 자율의 학교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여해 자율과 자치의 학교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꿈의학교’가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꿈의학교’를 통해 공교육 완성의 길을 가겠습니다. 학생인터넷방송국, 학생신문, 페이스북 등 SNS를 강화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게 교육정보를 제공하고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자원봉사센터’를 활성화하겠습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도민과 함께 경기도교육행정협의회를 정례화해 경기혁신교육을 함께 하겠습니다. 학교의 자치와 자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업무 효율화를 통해 학교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변화해 학생과 현장이 중심이 되는 교육정책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교육감님이 추구하고 싶은 교육의 이상적인 유토피아는?
 
학교는 학생이 자라는 ‘집’이면서 ‘교육’이라는 것의 실체가 확인되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학교가 좀 더 경쾌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꿈과 미래를 가꿔 가기를 기대하면서, 학교가 꿈을 키우는 요람으로 발전하는 길은 먼 데 있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함께 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함께 하면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경기교육은 교육가족이 있는 그곳에서부터 희망의 교육역사가 창조될 수 있게 한시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경기도교육이 당면한 최고의 어려움은?
 
경기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는 길에 여전한 난제는 교육재정입니다. 경기교육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에, 가장 큰 규모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에 부합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경기교육에 필요한 교원 산정 기준과 교육재정 배분 기준이 몹시 불합리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학생 1인당 교부금 배분액은 2013년 기준 전국 평균이 736만 원인데 비해 경기도는 554만 원으로 경기도 학생 1인당 182만 원씩 차별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경기교육 규모는 전국의 1/4에 해당하는데 교부금 총액은 1/5 수준에 있습니다.
 
학생교육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가족과 도민의 지혜를 모아 경기교육이 받고 있는 구조적 차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과의 연관 관계는?
 
지난 1년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것은 도지사와 교육감, 도와 교육청이 어떻게 협력을 하면서 교육문제를 풀어나가느냐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경기도와 교육청과의 관계가 원만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남경필 지사와는 당선 직후부터 함께 만나 교육현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굉장한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그 동안 경기도가 하지 않았던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법정전입금인 ‘2014년도 지방세 초과 징수액’ 931억 원을 조기 전출해 누리과정 예산을 두 달 치 편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도 경기도와 교육청이 협력해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갔습니다. 시․도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대책본부를 구성한 일은 전국에서 경기도가 유일합니다. 지난 6월 25일에는 남경필 지사와 함께 ‘2+2 협의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 학생들의 꿈과 미래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와 함께 힘을 모아서 경기혁신교육을 반드시 성공시켜서 경기혁신교육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이것이 한국의 교육혁신을 만드는데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가 지방자치의 완성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협력이 경기도민에게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드리고 학생들에게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줄 때, 아마 경기도는 새로운 미래의 기쁨을 다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기도 교육의 최고의 자랑은?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의 발원지입니다. 혁신교육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겠습니다. 특히 김상곤 전 교육감의 혁신학교는 경기교육이 만들어낸 경기도의 자랑거리입니다. 혁신학교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교육문화이자 경기교육의 희망입니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자치와 자율의 가치를 학교와 학생이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은 장려돼야 할 교육적 덕목입니다. 이러한 정신은 반드시 이어가야 합니다.

2009년 9월부터 시작한 혁신학교는 경기도 내 초·중·고교 중 356개교가 지정·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혁신학교 일반화 정책으로 2015학년도부터 혁신교육을 실천하고자 희망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혁신공감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 혁신공감학교는 1723개교이며, 도내 대상 학교 수에 89.5%가 혁신공감학교에 해당됩니다. 학교 주체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혁신학교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만들어지면 교육청은 그것을 뒷받침해 혁신학교를 성공적으로 정착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경기도의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경기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을 정상화하는 시작이었고, 관행과 비정상의 교육을 바꾸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년은 학생 중심과 현장 중심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으로서 우리 교육의 낡고 불편한 관행과 해묵은 문제점들을 학생 중심, 현장 중심의 가치를 가지고 해결해나가기 위해 정성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도 학교와 학생들이 스스로 다양한 빛깔과 색깔을 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임을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늘 감사드리며, 경기도의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의 하루하루가 온통 행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도권 강의석 기자 kasa59@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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