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같은 건 꿈도 못 꿔요”
“추석 같은 건 꿈도 못 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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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9-28 15:45
  • 승인 2010.09.28 15:45
  • 호수 57
  • 5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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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집중호우 피해 심각

한가위 연휴 첫날인 지난 9월 21일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풍성해야 할 한가위에 차례는커녕 물 폭탄에 추석민심은 엉망이 됐다.

이날 쏟아진 집중호우는 서울 강서구 289㎜, 강남구 284㎜, 마포구 277㎜, 서대문구 272㎜, 양천구 266㎜, 인천 263㎜, 하남 242㎜, 광명 200㎜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집중호우로 서울시 8천199가구, 인천시 3천24가구, 경기도 2천777가구, 강원도 18가구 등 모두 1만4천18가구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낙뢰로 2천706가구가 정전됐으며, 4천655가구 1만1천91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상가와 공장은 1천316개소가 침수됐다. 농작물 피해는 5개 시군구에 435ha에 달한다. 4개의 지하철도 노선과 47개소의 도로가 통제됐다.

서울의 양천구, 구로구 등 저지대 주민들의 피해는 컸다. 모처럼 가족들과의 오붓한 추석 연휴를 기대했던 수재민들은 수해 복구를 위해 추석도 잊어야 했다. 쓸 수 있는 물품을 정리하고, 나머지는 버려야 했다.

주민 이 모(여·56)씨는 “비가 쏟아지면서 금세 집안이 침수됐다. 냉장고 등 부엌 가재도구가 물위에 떠다니고 했다. 모처럼 추석에 애들이 오는데, 추석 차례는커녕 복구하는데 정신이 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여·30)씨는 “추석 같은 것은 생각도 못하고요. 수재 복구하려면 몇 달은 족히 걸려야 할 것 같아요. 냉장고, TV 등 다 못 쓰게 됐어요. 이런저런 생각하면 눈물 만 나와요"라고 말했다.

연휴기간에 발생한 물난리에 빠른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못해 더욱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으로 서울 56억 원, 인천 20억 원, 경기도 12억 원 등 88억 원을 책정했다. 수재민에게 돌아가는 보상금은 가구당 50~100만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해는 저지대 반 지하 방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정부가 주는 보상금으로는 수해 복구는 어림도 없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하수관 정비, 저수조 사업, 배수관 정비사업 등이 취약하다. 앞으로 이를 보강하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재난이 또 다시 닥칠 것이다. 시민들의 시름과 고통은 반복될 것이다”면서 “원론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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